'비정규직 제로' 文공약 부작용 성토… "스펙 쌓는 취준생은 무슨 죄냐" 분노 확산
  •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시대' 지시를 따르기 위해 1호 사업장을 자처하고 1900여 명의 보안검색요원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논란이 거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3일 등록된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청원은 동의 수가 급증해 24일 오후 19만999명을 기록했다. 정부·청와대의 책임자가 답변할 요건인 한 달 내 20만 명을 하루 만에 눈앞에 둔 것이다.

    청원인은 "그간 많은 공기업에서 비정규직의 정규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번 인천국제공항의 전환은 충격적"이라며 "인천공항은 높은 토익 점수와 스펙이 보장돼야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다.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하는 것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적었다.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것이 공평한가"

    그러면서 "정직원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됐다.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도 먹고, 회사는 이들을 위한 곳이 될 것"이라며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 쌓고 공부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은 이어 "알바처럼 기간제로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복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것은 평등이 아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무조건적인 정규직 전환, 이게 평등입니까?' '기회가 공평하지 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중단하라' 등의 청원 글에 각각 5000여 명, 25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아울러 공무원시험 준비모임, 취업카페, 대학생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청년들 호구 만드는 이게 나라냐?"는 등 현 정부의 정책을 성토하는 글이 이어지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하태경 "'로또취업'방지법 발의하겠다"

    야당에서는 법 개정에 나섰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무너진 공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 로또취업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 법은 청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취업공정성 훼손을 막기 위함"이라며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공공기관의 신입·경력 채용 시 일반 국가공무원과 동일하게 엄격한 공정성이 관철하도록 법률로 규정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은 꼭 필요하지만 성탄절 선물 주듯 이뤄지는 정규직 전환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다수의 비정규직 종사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에 좌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정부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기 바란다. 비정규직 중 공공부문 종사자가 아닌 나머지 95%의 눈물을 닦아주고 등을 두드려 주기 바란다"며 "근원적인 해결에 나서라.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이제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