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40분쯤 개성공단 연락사무소에서 폭음, 연기… 정부, 5시 넘도록 공식 입장 없어
  • ▲ 개성공단 지역에서 폭음과 연기가 관측된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목격된 개성공단 방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연합뉴스
    ▲ 개성공단 지역에서 폭음과 연기가 관측된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목격된 개성공단 방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연합뉴스
    국민 혈세 170억원을 들여 지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16일 폭파했다는 소식을 놓고 문재인 정부가 크게 혼선을 빚었다.

    이날 오후 2시49분쯤 개성공단지역에서 폭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목격돼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군·국방부·통일부는 이날 오후 4시가 지나도록 사실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서로 뒷수습을 미루는 난맥상을 보였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관련 내용은 모두 통일부에서 브리핑하기로 했다"며 통일부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국방부도 "그 부분(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은 모두 통일부가 맡아서 하기로 했다"며 별도의 입장 등을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방부·합참 "통일부가 발표"… 통일부 "우린 모른다"

    하지만 본지 취재진이 오후 3시40분쯤 통일부 대변인실에 직접 들러 관계자에게 '폭파가 사실인가'라고 묻자 "아직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당황스럽다는 기색을 보였다. 취재진이 "통일부가 관련 발표를 하기로 했다고 들었다"고 하자 이 관계자는 "통일부는 그럴 계획이 없다. 그런 얘기는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의 이 같은 견해를 들은 본지 취재진은 이후 통일부 대변인실 다른 관계자에게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가 사실이라는 보도가 잇달아 쏟아지는데도 정부는 5시가 넘도록 어떤 공식 견해도 내지 않았다.

    "정경두 국방, 합참에서 폭파 장면 보고 있었다"

    이를 놓고 이날 오후 4시30분쯤 군 당국이 폭파 사실을 사전에 파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앙일보는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당시 합참 지하 지휘통제실에서 영상을 통해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을 지켜봤다고 한다"며 "군 당국이 사전에 징후를 파악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즉각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은 우리 감시자산으로 확인한 상황을 보고받고 즉시 합참 전투통제실에 위치하여 상황관리를 했으며, 실시간으로 폭파 장면을 지켜본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며 "나는 위원장(김정은)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 대적사업 관련 부서들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했다"고도 협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