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유흥시설, 15일 오후 6시부터 집합금지 완화 영업 재개… 서울시 "비말 전파 차이 고려"
  • ▲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유흥주점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운동에 동참하고자 임시휴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유흥주점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운동에 동참하고자 임시휴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룸살롱·클럽 등 집합금지 명령 대상업소 가운데 룸살롱에만 '집합제한' 명령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사실상 영업을 허가한 셈이다. 룸살롱 업주들의 생계 호소와 룸살롱이 클럽 같은 무도유흥시설보다 비말(침)이 튈 우려가 적다는 게 서울시의 영업재개 허가 배경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룸살롱을 대상으로 한 '특혜성' 영업허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시의 영업 재개 허가 이유가 '비상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의료계 역시 수도권 내 우한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룸살롱 영업을 허가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부터 룸살롱(일반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한 '집합금지' 명령을 '집합제한' 명령으로 완화했다. 집합금지 명령이 한 달가량 이어지면서 룸살롱 업주들의 생계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업주들 생계문제 발생"… 룸살롱, '집합제한'으로 완화

    집합제한 명령은 사실상 영업금지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명령보다 한 단계 완화한 수준이다. 집합제한은 가급적 영업을 자제하되 영업할 경우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행정명령이다. 사실상 룸살롱 영업을 허가하되 방역수칙 적용을 강화해 우한코로나 감염을 막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강화된 방역수칙은 △전자출입명부를 통한 방문기록 관리 △면적당 이용인원 제한 △테이블 간 간격 1m 이상 유지 △주말 등 이용객 집중시간대의 사전예약제 운영 등이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업소는 적발 즉시 구청장 명의로 집합금지로 전환된다. 집합금지된 업소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고발조치하고, 확진자 발생 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5월9일부터 지역 내 유흥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대상 업소는 클럽 41개, 감성주점 87개, 콜라텍 58개, 룸살롱 1968개 등 모두 2154개소였다.

    이번 집합제한 대상 업소에 룸살롱만 적용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활동도와 밀접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전파력이 낮은 룸살롱에 집합제한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클럽·콜라텍·감성주점 등 무도유흥시설이 이번 완화 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로는 "춤을 통해 활동도가 상승함에 따라 비말(침방울) 전파 차이를 고려한 선별적 조치"라며 "무도유흥시설은 추후 신규 지역감염 발생 추이를 고려해 집합제한 조치 시행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룸살롱 영업 재개 조치에 시민과 의료계는 반발했다. '룸살롱은 침이 덜 튄다'는 서울시의 설명이 "황당하다"는 것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의학적 관점으로 볼 때 룸살롱은 굉장히 폐쇄적"이라며 "그 안에서 신체적 접촉도 있을 것이고, 노래도 부르면서 비말이 나오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등 공중보건방역적 관점에서 볼 때 감염 전파가 쉽게 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곳"이라고 우려했다.

    클럽·콜라텍 제외… "굳이 룸살롱만 왜 여나"

    최 회장은 "생활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면서 분명 필수적 활동과 비필수적 활동을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며 "현재와 같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여가를 즐긴다든가 하는 비필수적 활동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시설의 운영을 재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 역시 '침방울이 덜 튄다'는 이유로 룸살롱에 영업을 허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모(42·남) 씨는 "지금 수도권이 집단감염 위기라고 하는데, 이런 시기에 룸살롱 문을 열게 해줬어야 하느냐"며 "룸살롱이나 클럽이나 위험한 건 마찬가지인데 룸살롱만 열어준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최모(27·여) 씨는 "다들 조심조심하며 힘든 거 참고 있는데, 서울시가 앞장서서 유흥 즐기라고 하는 꼴"이라며 "세금이 부족해서 그러신 건지 아니면 공무원들이 놀러 가려 그러시는 건지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된다"고 비꼬았다.

    sns에서도 "룸살롱 못 가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나?" "미친 건가.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마당에 굳이 룸살롱 등 유흥업소 영업 재개해도 괜찮나?" "도서관에서 책 빌리고 전시 보는 건 안 되고, 여자 끼고 술 마시는 건 괜찮아?" "이쯤 되면 룸살롱이 서울을 먹여살리는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됨"이라는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