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 씨 "민변 장경욱 변호사가 소개한 친북인사와 문자"… 내용 폭로
  • ▲ 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 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중국의 북한식당인 류경식당 지배인으로 여종업원 12명과 함께 탈북한 허강일 씨가 "재미 친북활동가로부터 통일운동을 종용받았다"고 2일 폭로했다.

    허씨에 따르면 재미 친북활동가를 소개해준 사람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장경욱 변호사다. 장 변호사는 탈북한 류경식당 여종업원들이 월북하도록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허씨는 이날 "2018년 8월 김모 씨가 SNS(사진)를 통해 '노길남 동지가 미 연방수사국(FBI) 감시로 북측 활동을 하기 어려워 대신 연락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한국에서 통일운동을 권유했다"며 "차후에 장 변호사에게 김모 씨에 관해 물어보니 본인이 소개했다고 말했다"고 문화일보와 SNS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당시 김모 씨와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을 제시했다.

    메신저에서 김모 씨는 2018년 8월 허씨에게 "용기를 내시고 민변을 믿고 과감하게 행동하시면 좋겠다"며 "법의 테두리에서 얼마든지 통일운동 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시면 수령님(김정은)이 사랑하는 허 동무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왕 남조선에 오게 됐는데 조국을 위해 수령님의 숙원인, 우리 민족의 숙원인 조국 통일을 위해"라며 "허 동무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변의 친북적 행태, '인민민주사회' 위한 것인가"

    인권변호사들의 모임인 민변에서 탈북자인 허씨에게 '김정은이 원하는' 통일운동을 종용하는 사람을 소개한 일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민변 출신 인물들이 정·관계 요직을 차지한 만큼 이들과 관계를 이용한 '적화통일 지령'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장경욱 변호사 등 민변 일부 인사의 친북 편향적 행태는 그 단체의 목적이 자유민주사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민민주사회'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난했다.

    허씨는 장 변호사가 '전원 얼굴을 공개하고 본인 의사에 반하는 탈북이라는 기자회견을 열자'는 제안을 자신이 거절하자 2018년 6월부터 월북을 권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해 11월과 이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허씨와 종업원들에게 '돌아오라'는 내용이 담긴 북한 가족들이 보낸 편지를 건넸다.

    허씨는 "북한에 있는 여종업원 가족이 보낸 한 편지 내용 중에 '민변을 믿으라'는 문구가 씌어 있는 것을 봤다"며 "어떻게 북한에서 민변을 믿으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의아해 했다.

    "김정은, 정대협의 탈북자 후원 기분나빠 한다더라"

    허씨는 또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식당에서 편지 전달자가 장 변호사에게 '북측 어르신(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류경식당 탈북자에게 후원하는 것을 상당히 기분나빠 하신다. 왜 나와 상의도 없이 건넸느냐'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장 변호사는 2018년 10월부터 6개월간 허씨와 여종업원 3명에게 매달 30만∼50만원의 돈을 보낸 바 있다.

    이에 허씨가 "정대협이 후원한 돈"이라고 폭로하자 장 변호사는 돈의 출처와 관련해 "'양심수후원회' 소속이던 윤 의원의 남편 김삼석 씨와 다른 한 명"이라며 "(허씨 등이) 생활고에 시달려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허씨는 이번 인터뷰에서 "누가 돈을 할부로 나누어 빌리느냐"며 "정대협 돈이라는 장 변호사의 설명이 있었기에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에 류경식당 명의로 조화까지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씨는 한국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3월 해외로 망명했다.

    허씨에 따르면,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 김씨는 2018년 3월 '천안함 진실규명 범시민사회공동협의회'에서 노길남 씨와 함께 활동했고, 그 외 국내에서 통일운동을 전개한 친북인사다.

    노씨는 강원도 출신으로 1973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민족통신 기자 등으로 활동하며 북한을 자주 방문했다. 2014년 4월에는 북한의 최고상인 '김일성상'을 받았으며, 지난 4월25일 미국 현지에서 우한코로나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