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간호사·용인 66번 환자 등 대표 사례… 전문가 "백신 개발 전까지 속수무책"
  • ▲ 지난 18일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소재의 삼성서울병원. ⓒ정상윤 기자
    ▲ 지난 18일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소재의 삼성서울병원. ⓒ정상윤 기자
    방역당국이 우한코로나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이른바 '스텔스 감염'에 긴장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감염을 비롯해 용인 66번 환자 등 최근 방역망에 잡히지 않는 확진자 발생이 잇따라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감염 형태가 올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백신 개발만이 우한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21일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에서 지난 18일 처음 확진자로 판정받은 간호사 A씨는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다. 역학조사단이 감염경로를 추적했지만 A씨와 기존 확진자들 간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었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A씨가 9일 서울 강남역 인근의 주점과 노래방 등을 방문한 것을 확인해 이곳을 중심으로 역학조사 중이지만, 확실한 감염경로는 밝혀내지 못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직까지 첫 확진자(A씨)에 대한 감염경로는 불명확하다"며 "앞으로도 삼성서울병원 집단감염 관련 상황은 각별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삼성병원 검사 대상 확대… 277명에서 1207명 검사

    서울시는 삼성서울병원 사태의 발생 장소가 병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엄격하게 접촉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사 대상을 기존 277명에서 수술실 직원과 기숙사 전원 등 총 1207명으로 확대했다. 접촉자 124명은 자가격리했고 나머지 1083명은 능동감시 중이다. 서울시는 삼성서울병원 본관 3층 수술실 일부와 탈의실 등을 부분폐쇄했다. 

    이날 기준 삼성서울병원 관련 우한코로나 확진자는 모두 6명으로, 삼성서울병원 수술실 간호사 4명과 첫 확진자인 A씨와 모임을 가진 2명이다.

    '스텔스 감염'은 하루 최대 29명의 확진자를 쏟아낸 이태원 클럽 관련 사태에서도 발견됐다. 이태원 클럽 관련 최초 확진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 환자는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해외여행 이력이 없으며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계속 쏟아지던 지난 11일 확진판정받은 '서대문구 21번 환자'도 스텔스 감염 사례다. 이 환자는 용인 66번 환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또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나오던 게이클럽 '킹' '퀸' '트렁크'와 거리가 꽤 떨어진 이태원의 일반클럽 '메이드'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 또한 용인 66번 환자와 마찬가지로 해외여행 이력이 없다.

    전문가들 "스텔스 감염, 대처 불가… 병원 발생 시 치명적"

    전문가들은 이 같은 스텔스 감염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병원이나 양로원 등 면역력이 취약한 이들이 몰린 곳에서 발생하면 치명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런 사람들이 교회나 쇼핑몰, 클럽 등 밀접한 장소에 있었다면 전파가 급속도로 확산한다"며 "청도 대남병원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병원이나 양로원·요양병원 등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가 있는 곳에서 발생한다면 순식간에 수십 명의 사망자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어 "스텔스 감염은 집단면역이 60~70% 정도 이뤄지거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며 "올해 동안은 계속 이런 일이 발생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스텔스 감염은 당장 내 옆 사람이 감염원일 수도 있는데 그걸 알지 못해 대처나 예방을 할 수 없는 점이 문제"라며 "원론적인 방법이지만 지금 당장은 스텔스 감염을 막기 위해 사회적·생활 속 거리 두기를 일상화하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