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황교안, 상대적 열세 지역에 거주지 마련해 분위기 반전 시도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뉴데일리DB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뉴데일리DB
    ‘서울 종로에 4.15 총선 전국 판세가 달렸다.’ 

    총선을 두 달 여 앞둔 최근 여의도의 대체적 관측이다. 대선 전초전 격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빅매치’ 성사로, 종로 선거가 그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방증이다. 양 진영에서는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서며 여론 관심에 부응하고 있다.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이낙연vs황교안’, 양 진영의 초반 선거 전략 속 정치적 셈법을 들여다봤다. 

    李, 전세 9억원 ‘경희궁 자이’… 黃, 2030 몰린 혜화동 주민

    종로에 거주지를 마련한 것은 이낙연 전 총리가 한발 앞섰다. 황교안 당대표가 출마지 결정을 고심하는 동안 이 전 총리는 종로구 교남동에 위치한 ‘경희궁 자이’에 전용면적 85㎡(25.7평) 규모의 전셋집을 구했다. 해당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6억~17억 원으로, 전세의 경우 9억 원에 달한다. 강북권을 통틀어서도 최고가 아파트에 속해, 서민 주거지역으로 보긴 어렵다. ‘부촌’으로 분류되는 평창동‧구기동과 함께 종로 내에서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황교안 총리는 서울 혜화동에 거주지를 마련했다. 혜화동은 황 대표가 졸업한 성균관대가 위치한 곳이다. 20~30대 젊은층이 많이 유입해 있다. 혜화동 내 20세 이상 거주자 1만6408명 중, 4327명(26.4%)이 20대다. 한국당은 20대 총선 당시 이 지역에서 크게 패배하며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두 사람 모두 열세 지역에 터를 잡음으로써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거주지와 정반대 지역에 선거 사무소 개소

    선거사무소는 거주지와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했다. 이 전 총리는 ‘동부벨트’에, 황 대표는 ‘종로 중심가’에 마련했다. 각각 정세균 총리(20대)와 박진 전 한나라당 의원(18대)을 당선시킨 명당이다.    

    이 전 대표는 이곳에서 연임을 한 정세균 국무총리가 20대 총선부터 사용한 종로6가 금자탑빌딩에 선거사무소를 꾸렸다. 이 전 총리가 해당 빌딩 3층을 계약한 후 4층을 사용하던 정 총리가 사무실을 철수시키며, 현재는 이 전 총리가 자연스럽게 3~4층을 모두 사용하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중학동 경제통신사빌딩 4층에 선거사무소를 개소했다. 광화문에 인접한 곳으로, 거주지가 동부벨트에 치우친 점을 보완했다. 해당 건물은 18대 총선 당시 박진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뿐만 아니라, 19대 총선에서는 반대 진영의 정세균 총리가 사용했던 공간이다. 박진 전 의원과 정 총리는 모두 이곳에서 선거를 치러 승리했다. 

    李는 갈등 지역, 黃은 연고 지역 ‘집중 공략’

    두 사람은 선거 운동에서도 판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황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종로와의 연고가 없는 이 전 총리는 무악동 무악공원, 명륜동 와룡공원, 인사동 전시회,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이화동 보훈회관, 광장시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나 창신동 주택가 도시재생 현장, 사직2동 재개발 지역 등 주민과 지자체 간 해묵은 갈등을 겪고 있는 곳을 집중 공략하는 양상이다. 

    반면 황 대표는 성균관대, 정독도서관(황 대표 모교인 옛 경기고 부지), 이승만 전 대통령 사저 이화장, 한국교회총연합 등 연고가 뚜렷한 지역을 초반 공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