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규탄대회' 후 국회 진입 시도… 방호팀에 막히자 7시간 넘게 시위, 저녁때 자진 해산
  • ▲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는 우파 시민들이 16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선거법, 공수처법 반대를 외치며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다 한때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박성원 기자
    ▲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는 우파 시민들이 16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선거법, 공수처법 반대를 외치며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다 한때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박성원 기자
    공수처법과 선거법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지지자들과 우파단체 소속 시민 2000여 명이 16일 국회 본관 앞에서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규탄대회에는 한국당 지도부,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사무처 직원들, 의원 보좌진과 장외투쟁에 주력해온 시민세력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예비역 장교단체 등 각자의 깃발과 팻말을 들고 '날치기 국회'를 주도한 정부여당과 국회의장을 비판했다. 

    첫 연설자로 나선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은 "500조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날치기한 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참석자들이 "문희상"이라고 답하자 정 최고위원은 "문희상 의장과 조국 전 장관의 자녀들이 모두 '아빠 찬스(아버지 특혜)'를 썼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 여기에 왔다"면서 "여러분 모두 국회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선거법과 관련해 민주당은 처음 '225+75명'을 얘기했다가, 지금은 '250+50명'을 얘기하고 있다"며 "국회 의석이라는 게 국민의 민심을 받아서 정확히 대변해야 할 일이지, 어디 엿가락 흥정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공수처가 들어오면 우리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면서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지금은 자유민주주의를 죽이느냐 살리느냐, 그 기로에 서 있다"고 역설했다.

    "500조원 이상의 세금을 날치기한 자가 누구냐" "문희상이요"

    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 및 국회 방호 관계자들과 대치, 일부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오전 11시쯤부터 오후 6시 무렵까지 국회 정문 및 본관을 에워싸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날 대치는 애초 자유한국당이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오전 11시부터 주최한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비롯됐다. 애초 20여 보수성향 시민단체 연합인 반대한민국세력축출연대 소속 2000여 명과, 국회 정문 앞에 운집해 정부여당 규탄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참여시민이 약 1만 명(한국당 추산)으로 불어났다. 국회 사무처는 당초 시민들의 국회 정문 출입을 통제했으나 한국당의 항의로 정문을 개방하면서 이처럼 참석인원이 늘어나게 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본 행사(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가 끝난 직후인 12시쯤 해산했지만, 일부는 남아 본관 2층 로텐더홀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이 이를 저지하자 시위대는 국회 본관 4면 문을 점거했다. 이에 국회 사무처는 즉각 질서유지권을 발동, 본관 상근 근무자와 출입기자 외에는 본관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좌파독재 연장 선거법 반대', '공수처법 날치기 결사반대'

    이들은 '좌파독재 연장 선거법 반대' '공수처법 날치기 결사반대' '문재인 퇴진'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거세게 구호를 외치며 경찰, 국회 방호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 중 다수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항의시위을 이어갔고, 일부는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다.  

    진입을 막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이들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본관으로 들어서던 국회 사무처 직원과 기자들을 막아서기도 했다. 오후 4시쯤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 회의를 마치고 본관 후문으로 나가던 설훈 민주당 의원이 이들과 접촉으로 안경이 부러지는 경미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초 충돌이 발생한 지 약 6시간이 흐른 오후 6시까지 국회 본관 4면 문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꽹과리와 북을 치면서 농성을 이어갔다. 경찰은 오후 5시쯤부터 확성기를 통해 해산을 종용했고, 이에 시민들은 오후 6시20분쯤 자진해산했다. 하지만 수백명의 시민은 국회 정문 앞에 삼삼오오 모여 선거법-공수처법 강행 반대 구호를 외치며 저녁 8시 무렵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광화문에선 좌파단체가 ‘불법천막’ 설치… 경찰과 몸싸움

    한편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좌파성향 시민단체의 기습적인 ‘불법천막’ 설치로 물리적 충돌이 발발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한국진보연대 등 50여 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반발하는 ‘국민항의행동단’을 발족하고 기자회견을 하던 중 기습적으로 천막 6동을 설치했다. 이들은 이를 막아서려는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