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회 이승만포럼… 김광동 원장 "항일 감정에서 벗어나야 민주주의 발전"
  • ▲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은 15일 오후 정동제일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열린 제104회 이승만포럼의 주제강연 ‘한국 민주주의 혁명과 기독교적 기반’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성공은 굉장히 예외적”이라고 말했다. ⓒ이기륭 기자
    ▲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은 15일 오후 정동제일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열린 제104회 이승만포럼의 주제강연 ‘한국 민주주의 혁명과 기독교적 기반’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성공은 굉장히 예외적”이라고 말했다. ⓒ이기륭 기자
    "1948년 민주공화제 혁명을 시작한 한국은 근대화가 늦어졌던 비서구권 국가로서는 매우 예외적 성공 사례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15일 오후 정동제일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열린 제104회 이승만포럼의 주제강연 ‘한국 민주주의 혁명과 기독교적 기반’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성공은 굉장히 예외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민주주의 성공은 굉장히 예외적 사례"

    김 원장은 영국 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민주주의 순위를 근거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시아 국가로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이코노미스트와 프리덤하우스는 한국 민주주의 순위를 각각 세계 20위, 34위로 정하며 '민주주의 상위권 국가'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북한을 제외하고 (우리나라는) 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미얀마 같은 아시아 국가들과 차원이 다른, 성숙한 민주주의를 지속, 발전시켜 왔다"며 "근대화가 훨씬 앞선 서유럽과 미국·캐나다·일본을 예외로 하면 다른 성공 사례를 찾기가 힘들 정도"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사례로 들며 '우리나라가 봉건체제를 근본적으로 해체시키며 근대 민주주의를 안착시켜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내가 가본 인도는 여러 부분에서 자유가 없었다"며 "아버지가 세탁소를 하면 자식도 세탁소를 해야 한다. 한번 직업이 선택되면 본인부터 자식까지 그 직업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 역시 본인의 선택이 아닌 부모의 선택이 99%"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6·25전쟁이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자의 전쟁이면서, 동시에 공산주의와 기독교 간의 대결이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근대 문명개화의 중심 역할을 해온 기독교는 공산주의자에게 ‘반동(反動)’ 그 자체였다"며 "전남 영광에서 공산주의자들에게 죽은 기독교인들만 수백 명이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조만식 선생 기독민주당 사례도 있고, 안동교회와 신당교회에 세워진 비석에도 이런 모습(공산주의에 희생당한 기독교인들)을 잘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수호는 공산제국주의와 대결해온 기독교가 희생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한국 민주주의, 기독교가 희생한 결과… 민주주의 가치 보편화·내면화해야"

    김 원장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선 민주주의 가치를 보편화하고 내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때 한반도 기독교의 중심지였던 북한지역이 북한의 이념(공산전체주의) 때문에 아직 민주주의 초보 단계조차 지나지 못했다"며 "북한에 남아있는 봉건 및 전체주의와 대결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일(抗日) 감정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가 보다 성숙한 보편가치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민주주의의 보편적 성격을 훼손하는 일이다. 이런 감정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도 조언했다.

    이날 강연을 맡은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에서 연구위원을 지냈다. 독립기념관 이사직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직을 역임했다. ‘이승만은 독재자인가’ 등 다수의 논문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