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설전전당대회 시기 두고도 이견 팽팽전대 룰, 또 다른 뇌관 작용 가능성도
-
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참패한 지 한 달이 돼 가지만 위기 수습은커녕 오히려 또 다른 격랑에 빠지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각종 현안마다 국민의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친윤(친윤석열)계의 분화 양상이 심상치 않은 데다 전당대회 시기를 두고도 당 내 이견을 속출하면서다.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원내대표 출마 문제를 두고 친윤계가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찐윤'(진짜 친윤석열)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에 불출마하는 과정에서 앞, 뒤가 다른 인물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이 의원이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출마를 요구한 사람 중 오히려 '해야 된다' '악역을 맡아 달라'고 요구한 사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배 의원에게 시선이 쏠렸다.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이야기 안 하겠다"고 했지만 "배현진 의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강력히 부정하지 않았다.그러자 배 의원은 "이분 참 힘드네요. 좀, 선배 의원답게, 어렵나"라며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시키는 나쁜 버릇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배 의원은 "단언컨대 이 의원에게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며 43초 분량의 이 의원과의 통화 녹음 내용까지 공개했다.당 위기 수습이 시급한 국면에서 내홍이 포착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졌지만 우린 집권 여당으로서 최소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며 "우리끼리 분열할 게 아니라 이 위기를 잘 봉합해 현 정부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다음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은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시기를 두고도 불협화음이 감지되고 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패배 원인으로 '보수 정체성 확립'을 지적하면서 보수 결집을 주문했지만, 비대위가 첫 발도 떼지 못한 상황에서 단합에 실패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당초 국민의힘 내에서는 '6월 말, 7월 초' 전대 시행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황 위원장이 전대 일정이 한 달 이상 늦어질 수 있다면서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자 윤재옥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6말 7초가 당 총의"라며 황 위원장을 압박한 것이다.이에 황 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원내대표의 말이 맞다"면서도 "물리적으로 일을 해보면 모든 게 주변 인선과 맞물린다"고 재차 반박에 나섰다.이어 "빨리 해도 비대위원회를 다음 월요일에나 열 수 있다. 당헌·당규상 필요한 절차를 거치는 데만 해도 40일이 들어간다"며 "그러면 5월 20일부터는 스타트를 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준비가 마쳐지겠느냐"고 부연했다.그러면서 "다만 8월에 하겠다고 못 박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 늦어지더라도 그런 사정이 있다고 여유를 갖고 저를 믿고 맡겨 달라"면서 "성실하게 신속하게 마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전대 룰'도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 100%로 실시된다. 총선 이후 '당심'이 아닌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다시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원외 조직인 '첫목회'도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50%까지 늘려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비율을 놓고 당 안팎에서는 잡음이 감지되고 있다.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두고 10%에서 50%까지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한 총선 당선인은 뉴데일리에 "당원 비율과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어느 정도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하루 아침에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치열한 토론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