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단에 '친북파' 가네마루 신 전 자민당 총재 아들 신고氏…북일 국교정상화 거론
  • ▲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북한으로 출발하기 전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가네마루 신고 씨. ⓒ일본 ANN 유튜브 채널 캡쳐.
    ▲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북한으로 출발하기 전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가네마루 신고 씨. ⓒ일본 ANN 유튜브 채널 캡쳐.
    일본의 유명 정치인인 가네마루 신(金丸信) 전 자민당 부총재의 아들이 이끄는 민간 방북단이 북한을 방문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과거 자민당 부총재를 역임했던 고 가네마루 신의 차남 가네마루 신고(金丸信悞, 74)가 60여 명의 방북단을 이끌고 14일부터 19일까지 5박6일간의 방북 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통신은 “방북단은 17일 평양에서 가네마루 전 부총재 탄생 105주년 축하연회를 열 계획이며, 북한 외무성 고위 관계자와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가네마루 신고는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평양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일본과 북한 사이의 현안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국교정상화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강조한 뒤 “아베 신조 총리의 전제조건 없는 정상회담 제안을 북한 측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ANN은 같은 날 “가네마루 신고가 북한에서 송일호 일북 국교정상화담당 대사와 면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NN은 “가네마루 신고는 송 대사와 면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와 일북 국교정상화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어쩌면 김정은과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가네마루 신고는 ANN에 “우리가 간다고 해서 (일본과 북한 관계가) 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환경을 만드는 역할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1990년 日北 국교정상화 주도한 故 가네마루 신

    가네마루 신고의 방북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별세한 그의 부친 가네마루 전 부총재 때문이다. 그는 12선 의원이었다. 자민당 내 다케시다 파벌의 수장으로 사돈인 다케시다 노보루를 총리에 앉히고, 조각(組閣)에 깊숙이 개입하는 등 ‘막후 실력자’로 유명했다.

    가네마루 전 부총재는 1990년 ‘일본 3당의 일북 국교정상화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당시 그는 자민당과 사회당 의원들을 이끌고 방북, 김일성과 면담을 통해 양국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자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후 그는 자민당 내에서 ‘친북인사’로 알려졌다.

    가네마루 전 부총재는 1992년 도쿄 사가와규빈사건(사가와규빈 택배회사의 정계 뇌물 살포사건)으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정계를 은퇴했다. 그러나 그의 친북적 성향은 그의 자녀들에게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조선신보 보도에 따르면, 2014년 10월31일 일본 도쿄에서 ‘김정일 서거 3주기 추모위원회’가 결성됐을 때 그의 차남 가네마루 신고가 위원장에 추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