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검찰 탓" "정치공작" 고함… 오죽했으면 박지원이 "비난 자제" 말했을까
  •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우여곡절 끝에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검찰 탓’만 하는 모습이었다. 각 의원에게 주어진 7분의 질의응답 동안 검찰을 비난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야권 및 언론에서 조 후보자 가족과 기자회견의 내규 위반 등에 대해 질문할 때마다 “본질에 집중하라”고 한 민주당의 발언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6일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조 후보자 청문회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질의응답 전 “청문회가 원래 2일에서 단축돼 1일만 열리는 만큼 모두발언을 생략하고 바로 질의응답으로 넘어가겠다”면서 “시간이 없기 때문에 후보자에게 청문과 관계없는 제3자에 대한 것을 묻거나 검찰 수사를 비난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나서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난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질의응답이 시작하자마자 검찰에 대한 비난부터 했다. 

    첫 번째 질의자인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에 대한 언론 보도를 비난한 후 “검찰의 압수수색 역시 정말 이례적이다. 법적인 문제가 제기되긴 했지만 인사청문회가 끝난 후 강제수사가 이뤄지는 게 통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 의원은 특히 검찰의 수사 의도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표 의원은 “그동안 법무부 장관은 대부분 검사 출신이다. (그래서) 검찰은 도저히 조 후보자를 안 된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철희 "생활기록부, 포렌식… 검찰 외에 누가 갖고 있겠나"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지금 검찰이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고 대놓고 폄훼했다. 이 의원은 “처음 압수수색을 할 때는 검찰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며 “하지만 그 후 벌어지는 일을 보면 내 판단이 잘못됐다는 회의가 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생활기록부가 버젓이 돌아다녔다. 급기야 오늘은 포렌식 자료가 청문회장에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 자료들을 검찰 외에 누가 가지고 있냐”고 겨냥했다. 이는 이날 자리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검찰 포렌식 결과를 근거로 들며 “조 후보자 이름으로 저장된 딸 논문은 서울대 법과대학 PC로 작성된 것”이라고 제기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이어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검찰 수사 방향과 목표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수사 내용들이 시시각각 보도된다”며 “포렌식 자료뿐만 아니라 후보자 딸과 관련한 개인정보가 나가고 있다. 압수수색한 검찰에서 나간 게 아니라면 알려질 수 없는 내용”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도 “(검찰 수사 내용이 어떻게 유출됐는지)매우 의아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다는 검찰을 향한 맹공에 집중하자, 심지어 친여 성향의 박지원 무소속 의원도 “청와대, 총리, 법무부 장관, 민주당까지 나서 검찰 수사를 비난한다”며 “이게 옳은 일이라 생각하냐”고 조 후보자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