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간담회’ 위법성 질문에 "기레기" "반성해"… 엉뚱하게 '뉴데일리' 기사 비난도
  •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뉴시스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뉴시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4일 더불어민주당 출입 기자에게 “기레기”라는 막말을 퍼부어 당 지도부가 공식 사과했지만, 정작 본인은 이 같은 논란을 묵살하는 모습이다. 비판이 확산되자 ‘사과’ 대신 “유감” 표명을 하면서도, 해당 기자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이 대변인은 당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니 기레기라는 말 듣는 것 아니냐는 말은 저도 깊은 유감을 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어떤 논란의 사건의 당사자도 아니고, 대변인에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나서는 것은 처음 경험한다. 질 낮은 취재에 대한 반성 없이, 사건을 부풀리며 호도하려는 것에 더욱 유감”이라고 재차 비난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오전 이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마친 직후다. MBN 소속 민주당 출입기자가 브리핑 후 이 대변인을 따라가며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국회 본청 회의장에서 연 것이 국회 내규 위반’이라는 논란에 대해 당의 입장을 물었다. 당 대변인이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한 후, 정론관 복도에서 백브리핑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때문에 해당 기자가 이 대변인에게 추가 질문을 한 것도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대변인은 “지금 제가 인터뷰가 있다”며 자리를 뜨려고 했고, 해당 기자는 “당 입장이 정리가 된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이 대변인은 돌연 “지금 본질에 보다 집중하시면 좋겠다”며 “언론인 여러분이 그렇게 기사를 많이 쓰시는데 검증되지 않은 채 기사를 내신 책임은 어떻게 지실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그렇게 변죽 울리는 방식에 협조하고 야당의 스피커가 되는 방식을 하면서 지금 사실상 볼펜이 일제니 아니니 그런 것에 집착할 때 냐”고 했다. 이는 2일 본지의 ‘조 후보자가 기자회견 때 일본산 제트스트림 펜을 들고 참석했다’는 보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다. 

    이어 이 대변인은 “후보자 검증과 관련해서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갖는데 협조를 해주셔야 변죽 울리기가 되지 않는 것이다. 기자 여러분들 좀 반성하라. 지금 펜 이야기를 물을 때냐”고 했다.

    "셀프 간담회, 국회 내규 위반이냐" 질문에 “펜 이야기 할 때냐” 황당 대답 

    심지어 해당 기자는 ‘펜’에 대해 묻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해당 기자는 “펜 이야기를 여쭙는 게 아니잖나”라고 묻자 이 대변인은 “지금 장소 얘기 물을 때냐. 기자간담회가 청문회를 대신하고 말고의 얘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런 방식으로 취재하지 마시라고 조언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한국당 황 대표, 나 원내대표 출석은 취재하셨냐.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사소한 변두리에 있는 것들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지 마시라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해당 기자가 ‘일정이 끝나면 답변을 달라’고 까지 했지만 이 대변인은 “이것을 왜 해야 하냐. 법규 위반이 아니다. 내규와 지침이 있고, 그 지침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따져보고 물으라. 지금 뉴스거리가 천지”라며 “이러니까 기레기 소리를 듣지”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뿐만 아니라 이 대변인은 3일 본지 민주당 출입기자에게도 “야당에 유리한 기사 써주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본지 기자가 3일 이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주진우 씨가 조 후보자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묻자 “본질을 피해가는 질문”이라며 말을 자르고 이 같이 비난했다. 이에 기자가 “어떤 본질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재차 말을 자르며 “이거 그대로 쓰세요~ 쓰세요~”라며 비아냥거렸다. 

    ‘아군’ 홍익표도 잘못 인정… ‘일제 펜’ 뼈 아팠나

    이 대변인의 이 같은 대처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분위기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변인이 그렇게 발언했다는 것 보고 놀랐다”며 “일제 펜 이야기가 아프긴 했던 모양”이라고 했다.

    ‘아군’인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 대변인 대신 사과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방송 출연이 예정돼 있어 취재에 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마치 불편한 질문에 회피하는 것처럼 비쳐져서 그런 것 같다”며 “제가 대신 사과하겠다. 부적절한 표현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야권에서는 이 대변인이 “기레기” 발언을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은 4일 이창수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대통령에게 충성하느라 언론까지 탄압하고 통제하려한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 당장 국민 모욕성 폭언에 대해 사과하고 대변인직에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여당, 조국 후보와 관련해 보도되는 불리한 뉴스는 모조리 가짜뉴스라고 호도해 왔던 더불어민주당의 민낯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고 강력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