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의원 '친일 안익태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 공청회… "꺼림칙" "창피해" 발언도
  •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친일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하나' 공청회를 주최하고 있다.ⓒ뉴시스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친일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하나' 공청회를 주최하고 있다.ⓒ뉴시스
    일본의 수출규제 파장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정치권으로 급속히 번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애국가도 친일의 잔재"라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었다. 8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공청회에서는 애국가를 두고 "꺼림칙하다" "창피한 일"이라는 발언까지 등장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라는 제목의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김원웅 사단법인 광복회장,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안 의원은 "외부 시민단체 등에서 안익태에 대한 평가를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한 안익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공청회를 통해 객관적 평가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주최했다"고 밝혔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축사에서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해 더욱 더 자강하고, 민족정기를 세우자고 새롭게 다짐한다"고 역설했다.

    "어릴 때 순진해서 뭣모르고 애국가 불러"

    의원실이 주최한 공식 행사인 만큼,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기(國旗)에 대한 경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이 이어졌다. 국가(國歌)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어 "어릴 때 순진한 마음에 애국가를 뭉클하게 여겼다" "친일인사가 작성한 줄 모르고" "꺼림칙하다" "창피한 일"이라는 참석 연사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김원웅 사단법인 광복회장은 "애국가는 이미 나라 사랑을 일깨우는 노래 위상을 상실했다. 부를 때 꺼림칙하다"며 "프랑스는 국가를 7번, 오스트리아와 루마니아는 5번을 바꿨다. 안 바꾼 나라가 드문데 그 중 일본과 한국이 있다. 우리는 그것마저도 일본을 따라하느냐"고 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은 "안익태의 애국가를 부르면 안 되는 것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이 문제가 쉽진 않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모르고 커왔다. 인간이 잘못된 것을 확인하고 깨달았을 때 버리고 새 삶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여러 학자들에 의해 안익태 작곡가의 친일행적 검증은 끝났다"며 "그런데 아직 쓰고 있는 건 납득이 어렵다. 세상에 창피한 일이다. 나중에 통일이 되면 새 공용 국가가 만들어지겠지만 그 전에라도 문제가 있다면 더 좋은 곡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 의식한 안민석 "판 제가 깐 것 아냐"

    안 의원은 행사에서 공청회가 가져올 파장과 논란을 의식한 듯 "공청회 판을 제가 깐 것은 아니다. 운명적으로 공청회 주최 제안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야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가 차는 일이다. 이제는 애국가까지 건드리나. 국회나 헌법도 일제 잔재인데 국회의원 배지는 반납 안 하시는가"라고 꼬집었다. "이럴 바에는 그냥 국적을 바꾸시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