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승부수?… '유승민 러브콜'에 당 안팎서 '발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유승민 통합'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전날 황교안 대표의 '우파 분열' 강조 메시지에 이어 이틀 연속 당 지도부가 '통합론'을 거론한 셈이다. 통합 대상으로 지목된 바른미래당은 발끈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저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문병호 최고위원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합치자며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들을 스토킹했다. 계속 이러면 한국당을 상대로 접근금지신청을 내겠다"고 엄포를 놨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거대한 태풍이 전국을 강타할 것"이라며 "그 태풍의 눈이 한국당일 거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국당은 비나 뿌리는 열대성 저기압에 불과하다는 게 저간의 평가다. 문 정권의 오만을 심판할 거대한 태풍의 눈은 바른미래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노영관 바른미래당 상근부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내고 "통합 시기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정리된 시점이라는 발언은 시대착오적 망언일 뿐"이라며 "유승민 의원의 영입이 바른미래당 정리 여부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건 어느 계산에서 나온 것인가"라고 따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한국당에 미래는 없다. 유 의원이 서울에 (한국당으로)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 유 의원과의 통합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또 "유 의원과 통합 시점은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나가 당이 '정리'가 된 뒤"라고 했다.

한국당이 바른미래당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처음이 아니다. 황교안 대표 역시 6일 경북 영천의 지역주민간담회에서 "지난 3번의 선거에서 우파는 분열했고 졌다"면서 "이제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우리공화당,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출신 등과의 통합을 가리킨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평이 엇갈리고 있다. '복당파'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간 당 진로나 통합 방향에 대해 무척 답답하고 안타까웠는데 '청량제'같은 인터뷰를 읽었다"면서 "당이 가야할 방향을 정확히 제시한 용기 있는 구상이다. 현실화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진태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월권이고 개인 의견이다. 당내 의견이 전혀 모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개인 의견을 던지는 건 당에 도움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 의원이 오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자꾸 건드려 몸값만 높여줄 필요가 없다. 한국당이 몇년만에 왜 이모양이 됐나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