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율' 악명 높은데 일자리 으뜸기업상… 모범납세자 선정도 받아
  • ▲ 2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1관에서 을지태극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 2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1관에서 을지태극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와 관련된 참좋은여행사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일자리 으뜸기업' 표창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고용창출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지만, 심사가 졸속이었다는 지적이다. 참좋은여행사는 조직 내부의 문제들로 신입직원들의 퇴사가 비일비재한 기업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2018년 대통령표창, 2019년 모범 납세자 선정

    31일 현재, 유람선 침몰사고로 우리 국민 7명이 사망했고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해당 유람선에는 우리 국민 단체여행객 33명이 타고 있었고, 그 중 31명은 참좋은여행사의 부다페스트 패키지투어의 고객과 인솔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참좋은여행사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2017년 '여행사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대통령표창을 받고 2019년 3월 모범 납세자로 선정돼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받는 등 승승장구했다.

    2017년 3월 8900원이었던 참좋은여행사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 1년 만에 1만4100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다 헝가리 참사가 벌어진 후인 31일 현재 6540원까지 떨어졌다. 

    "文 정부 이후 장사 잘되니 작은 배 전세내 대형사고"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가로세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상을 줘서 신뢰도를 높여 사람들이 이 회사가 제일 좋은 곳인 줄 알고 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원래는 패키지 상품에서 (안전한)큰 배를 타도록 했어야 하는데, 문 정부 이후 장사가 잘되니까 작은 배를 전세내서 태웠으니 대형사고가 났다. 결과적으로 참좋은여행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좋은여행사는 사고 경위 설명이 자주 바뀌고 현장 지원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3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에 사과하며 "모든 질책은 수습 완료 후에 추호도 피하지 않고 기꺼이 받겠다”고 말했다. 

    신입 인턴 직원 10~30%, 6개월 이내에 관둬

    참좋은여행사는 1년에 3회에 걸쳐 100명 혹은 그 이상을 직원으로 뽑는다. 실질적으로 3~4개월에 30명 이상 채용한다. 입사 6개월 후 본인 의사에 따라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정직원 전환형 인턴' 제도를 채택했다.

    하지만 사내 부조리가 심각해 퇴사율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매 기수 인턴들 중 10~30%는 6개월 이내에 그만두며, 정직원으로 전환되어도 3년 안에 이직이나 퇴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압도적 업무량 △비효율적 업무방식 △여행업의 콜센터화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대리점이 별도로 없고 90%가 넘는 여행상품을 서울 본사에서 다루는 특성상,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 판매를 하도록 노동력이 강제되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우리국민 단체여행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하여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국민 33명 중 현재 7명이 구조되었고,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며, 사망자는 7명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사진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참좋은여행사 사무실 모습. ⓒ뉴시스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우리국민 단체여행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하여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국민 33명 중 현재 7명이 구조되었고,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며, 사망자는 7명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사진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참좋은여행사 사무실 모습. ⓒ뉴시스
    고용노동부의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상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거나 일자리의 질을 앞장서서 개선한 기업을 인정, 격려하기 위한 제도다. △고용창출 실적 △청년고용 우수 △여성·장애인·고령자 배려 △정규직 전환 △일·생활 균형 실천 △임금감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 등이 기준이다. 참좋은여행사의 경우 '일·생활 균형 실천'이 제대로 심사됐는지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삼천리자전거 계열… 안정적 수익으로 ‘캐시카우’ 역할

    참좋은여행사는 삼천리자전거주식회사의 계열회사다. 2007년 분할됐다. 최대주주인 삼천리자전거는 회사 지분 38.6%를 보유했다.

    참좋은여행사는 다른 여행사와 달리 항공권 판매사업보다 패키지 상품에 집중한다. 대리점 없이 인터넷 영업만 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때문에 다른 여행사에 비해 매출은 적은 편이지만 수년간 20%가 넘는 이익률을 유지하면서 모회사 삼천리자전거의 ‘캐시카우’(확실한 수익창출원)라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