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 본지 특종에 입장 밝혀…“포스코라는 백그라운드 무시할 수 없었다"
  • 한국벤처투자. ⓒ정상윤 기자
    ▲ 한국벤처투자. ⓒ정상윤 기자
    한국벤처투자가 케이런벤처스를 700억원 규모의 공공 벤처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벤처투자는 280억원을 케이런벤처스에 출자한 것은 맞지만 당시 케이런벤처스의 신청금액이 많았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심사기준과 세부 심사채점표는 영업기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본지는 단독기사<관련기사▶[단독] 신생 '케이런벤처스'가 어떻게…"비상식적 투자" 280억을 받았나>를 통해 한국벤처투자가 문재인 대통령과 연관 의혹이 있는 중소 벤처캐피탈(VC) 케이런벤처스에 거액을 출자했고, 당시 출자심의회 의장이었던 주형철 전 대표가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평가기준과 세부 심사채점표는 공개할 수 없다"

    한국벤처투자는 보도가 나간 지 약 6시간 뒤인 28일 오후 본지를 방문해 “2018년 1차 출자사업에서 민간분야 투자액 450억원 중 60% 가량인 280억원이 케이런벤처스에 출자된 것이 맞다”면서도 “당시 공교롭게도 케이런벤처스의 신청금액이 많았던 것뿐이며, 출자 심사 과정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중소기업투자모태조합 출자관리지침에 따라 운용사 및 핵심 인력의 조합 운용능력(경력·투자실적 등)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벤처투자 측은 또 설립 2년 미만의 VC가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사례는 케이런을 제외하고도 다수의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결성된 펀드가 대략 500개 정도 있는데, 2017년에 출자사업 중 25개, 2018년 사업 중 17개가 설립 2년 미만의 중소 VC가 운용사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벤처투자는 위탁운용사 선정 시 평가기준과 세부 심사채점표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평가기준이나 세부 심사채점표는 민간회사의 영업기밀이 포함돼 있고, 한국벤처투자의 내부 노하우이기도 하기 때문에 공개가 어렵다”는 것이다. 

    “포스코라는 백그라운드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은 사실”

    다만 케이런벤처스에 자금을 출자하게 된 데는 포스코기술투자와 협업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한국벤처투자는 “포스코라는 백그라운드를 무시할 수는 없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형철 경제보좌관이 출자 당시 대표 겸 출자심의회 의장으로 있었던 것도 맞지만, 의장의 역할은 개회와 종회를 선언하는 것뿐으로 심의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출자심의회는 내부 3인과 외부 4인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외부 4인의 전문가는 30여 명의 전문가 풀에서 무작위로 선정한다는 것의 한국벤처투자 측 설명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주형철 보좌관이 대표 시절에 일을 매우 열심히 하셨다. 직원들은 그를 워크홀릭으로 봤다”며 “국내 벤처투자시장의 활성화를 항상 고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