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재수시켜 대통령 만들자' 노영민 조국 등 실세 포진… 靑 비공식 방문해 文 자문"
  • ▲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으로 임명된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 이임식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으로 임명된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 이임식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비공개 만남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두 사람의 ‘공통분모’가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여권 핵심 실세들의 모임인 '재수회(再修會)'에 속해 7년간 교류했다는 '막후 배경'이 드러난 것이다. 

    재수회는 2012년 대선 이후 ‘문재인을 재수시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이란 취지로 문 대통령 측근들이 결성했다. 2012년 낙선한 문 대통령이 정치권으로 복귀하기 전 그의 야인생활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원한 그룹이다.

    28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1~2달에 한 번 정도 모임을 갖는 재수회에는 양 원장과 서 원장 외에도 현 정부 ‘실세’가 대거 포진했다. 노영민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조윤제 주미대사,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이 그들이다.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도 수시로 모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프로젝트는 재수회·심천회·광흥창팀 등 3개 팀을 주축으로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천회는 학계 출신 전문가 그룹, 광흥창팀이 실무 그룹이라면 재수회는 이를 모두 아우르는 문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핵심 인사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다. 

    “참석자, 대화 내용에 대한 검증 필요”

    여권 관계자는 해당 매체에 "재수회 소속 일부 인사들은 가끔씩 비공식적으로 청와대를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각종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자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양 원장과 서 원장의 지난 21일 회동은 다른 지인들의 동석 여부와 별개로 술자리를 함께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비판을 낳는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장과 집권여당의 총선전략을 총괄하는 싱크탱크 수장이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회동했기 때문이다. 

    국회 정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두 명의 모임의 성격, 참석자, 대화 내용은 물론 단순 일회성 회동인지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광온 "양정철·서훈, 수십 년 인연 있어"

    재수회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서훈-양정철 회동의 배경에 관심이 배가되자 재수회 쪽 멤버들은 반발했다. 재수회 멤버로 알려진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모임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 자리가 특별한 어떤 의도를 가진 자리가 아니라 지인들 간의 만남이라는 것이 (양 원장의) 설명이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본다"며 "두 사람은 사실 수십 년  된 인간적 인연이 있고 또 공적 인연도 있다. 과거에 같이 일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양 원장은 2년 동안 대통령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굉장히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다 최근에 와서 공직이라고도 할 수 없는 공개적 직함을 갖게 됐는데, 서 원장 입장에서는 '동생, 내가 밥 한번 살게' 이런 얘기를 인간이니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런데 이제 서로 시간이 안 맞다 보니까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 함께하게 됐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광온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문제의 그날 회동에 박 의원은 참석하지 않고 외국에 있었다"며 "최근에 양 원장이나 서 원장과도 교류가 없었고, 그동안 재수회 활동에 얼마나 가담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