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우즈벡서 전자결재… 한국당 "위헌결정 내려 국보법 없앨 것" 20일 장외투쟁
  •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박성원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박성원 기자
    '주식투기' 논란에 휩싸인 이미선 후보자가 자유한국당의 결사반대를 뚫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문형배·이미선 두 후보자를 임명하면서다. 한국당은 '장외투쟁'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고 청와대를 향해 결사항전의 뜻을 밝혔다. 

    文, 우즈벡에서 전자결재로 임명 강행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12시40분(한국시간)으로 두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했다"며 "헌법재판관의 공백이 하루라도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빈방문 중인 우즈벡에서 전자결재로 임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문 정권 출범 후 교체된 헌법재판관 8명 중 4명이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앞서 16일 문 대통령은 국회에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8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이미선'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인해 두 후보자 모두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민주당이 전원 불참한 데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돌연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한국당 "앞으로 이 나라 헌재 판결 누가 승복하겠나"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문표절 의혹' '주식투기 의혹' '증여세 탈루' 등 각종 논란에 "죽어도 안 된다"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반대했던 한국당은 "예상은 했지만 말문이 막힌다"는 견해다. 

    문 대통령의 전자결재 발표가 나기 전인 이날 오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정부는 좌파 이념독재의 마지막 퍼즐을 이미선으로 완성한다고 볼 것"이라며 "이미선·문형배 두 사람이 임명되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문형배·이미선·김기영·유남석·이석태·이은애)이 친문 성향 사람으로 채워진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는 과거 국보법 폐지 주장 같은 수고를 할 필요가 없고, '위헌결정' 하나로 의회 패싱이 가능해졌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헌법 최고기관인 헌재를 장악했으므로 좌파세력이 이제 더 이상 의회에서 법 개정 투쟁에 매달릴 이유가 없이 정권 입맛에 맞는 위헌결정이 가능하리라는 주장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미선 임명 강행으로) 탄핵을 막기 위한 정족수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20일 서울 시내 대규모 장외투쟁 예고

    한국당은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당원과 지지자 1만여 명을 결집시켜 대규모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와 '정면승부'를 겨루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19일 오후 한국당은 연이어 논평을 내고 "'대법원 법관윤리강령'이 오 변호사 변명을 퍼 나르느라 정신없는 조국 수석의 페이스북보다 허접하고 초라해 보이는 이상한 나라가 됐다"고 성토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9일 오후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인사횡포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는 자괴감과 국민께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논평을 하는 이 순간도 치욕스럽다"며 "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광화문 거리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헌법가치 구현을 통해서 사회질서 유지와 사회통합을 유지하는 최고법원이 헌법재판소인데, 정녕 이 자리에 이미선이라는 사람이 가당키나 한 것인지 대통령께 다시 한 번 더 묻는다. 앞으로 이 나라 헌법재판소 판결을 어느 누가 승복하고 존중할 수 있겠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