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9분간 즉석 회견 '골프 예상' 등 엉뚱한 이야기… '부실 회담 우려' 현실로
  • ▲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11일(현지시간) 낮 12시18분부터 오후 2시14분까지 116분 동안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회담은 당초 15분으로 예정됐지만, 실제로는 14분 늘어난 29분 동안 이뤄졌다. 회담시간은 2배가량 늘었지만 실제로 두 사람만 마주앉은 진짜 '단독회담'은 사실상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석에서 이뤄진 현지 기자들과 질의응답에 응하면서 회담시간 대부분이 흘러가버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앉혀 두고 환영인사를 포함해 총 7분 동안 모두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이 엄청난 양의 전투기와 미사일 등 미국의 여러 군사장비를 구매할 것으로 결정했다"고 뜬금없는 발언을 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 최고의 장비를 만드는 나라"라며 자화자찬하더니 문 대통령을 향해 "이런 큰 구매를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에는 문 대통령이 7분간 모두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시작됐다. 

    14개 질의 중 9개만 '남북관계' 

    총 14개의 질문을 트럼프 대통령이 독점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체포와 뮬러 특검 보고서를 제외하면 남북관계에 대한 질문은 9개에 불과했다. 

    마지막 질문은 올해 마스터스 골프대회 우승자의 예상을 묻는 현지 기자의 질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 미켈슨과 타이거 우즈, 더스틴 존슨이 우승후보"라고 진지하게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질의응답으로 회담시간은 당초 예정된 15분을 훌쩍 넘겨 자리 정돈 시간까지 포함해 29분간 이어졌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가 끝나자 곧바로 소규모회담(28분), 업무오찬을 겸한 확대회담(59분)에 들어가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 내내 문 대통령이 대량의 무기 구매를 결정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수 차례나 했고, "우리 관계가 이보다 좋은 적이 없었다. 문 대통령의 리더십은 탁월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다 대북제재 완화 등의 질문이 나오면 "지금은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며 반대 견해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