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리스트라니? 국민이 바보인가?" 한국, 맹비난…바른미래 "靑 인사수석실 압색" 요구
  •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뉴시스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뉴시스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전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블랙리스트 '먹칠'을 삼가 달라"는 주장을 하면서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등 청와대가 역풍을 맞고 있다.

    김 대변인은 20일 '블랙리스트란 먹칠을 삼가 달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환경부가 전 정권에서 임명한 산하 기관장과 임원들의 사표 현황이 담긴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직후다.

    김 대변인은 논평에서 "블랙리스트란 말이 너무 쉽게 쓰여지고 있다"며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이미지가 우리들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인사정책에 그 딱지를 갖다 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의 대상과 규모, 작동방식 등 차이를 예로 들며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는 블랙리스트가 맞고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는 "정상적인 업무절차"라거나 "적법한 감독권 행사"라는 논리를 폈다.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합법적인 체크리스트"라는 주장도 했다.

    김 대변인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야권은 21일 "전형적인 내로남불 식 행태"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내가 하면 체크리스트,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김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스스로 먹칠을 하고는 무엇을 더 먹칠하지 말라고 하나"라며 "블랙리스트가 아닌 체크리스트라고 하는데, 국민을 바보로 알아도 유분수지 이런 궤변이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체크리스트라고 하는 것은 검찰에 '건들지 말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체크리스트였다는 말장난만 늘어놓고 있는데 내로남불 정권에 이어 이제 '내첵남블'(내가 하면 체크리스트,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얻었다"고 꼬집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청와대는 정부 부처 산하기관 임원의 인사개입을 인정하지 않다가 개입 정황이 드러나자 청와대가 이제와 환경부 블랙리스트가 적법한 업무행위이고 이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보고받더라도 문제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도 비판 공세에 나섰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최근 검찰 조사에 의해 사실로 밝혀지고 있는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반응을 보면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터진 후 보여준 박근혜 정권의 대응 방식과 너무 닮았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청와대 인사수석실을 즉각 압수수색하고 전원 출국금지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오보" 짧게 반응하고는... 아무 말 없는 靑

    비판이 거세지자 청와대는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며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김 대변인은 21일 오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검찰이 청와대 인사수석실 관계자들의 소환 조사를 청와대와 조율하고 있다"는 문화일보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만 짧게 답하고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 발표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이 환경부 직원 등 다수의 참고인들로부터 "환경부가 전 정권에서 임명한 산하 기관장과 임원들의 사표 현황이 담긴 문건을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청와대 관계자들의 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