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서 ‘지만원 반박’ 회견… 80년 광주 침투 의혹 한 탈북민 “5·18 일어났는지도 몰라”
  •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5·18 단체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논객 지만원 씨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5·18 단체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논객 지만원 씨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만원 씨의 '5·18 북한군 개입설'을 실제 사례로 반박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북한군’으로 지목된 탈북민들을 찾아 그들로 하여금 직접 지씨의 주장을 부정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 국회 앞 5·18단체 농성장에서 하 의원이 마련한 기자회견에는 지씨에 의해 '5·18 북한군'으로 지목된 80대 탈북민도 참석했다. 이 탈북민은 “5·18이 일어났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군 5·18 개입설을 뒷받침하는 일부 탈북자에게 양심선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 의원은 이날 "탈북자들이 1980년 5월 광주에 간첩으로 파견됐다는 모함을 지만원 씨로부터 받고 있다"며 "지금 '탈북 광수'로 돼있는 분이 50여 명인데, 이분들을 찾아 억울함을 풀겠다"고 강조했다.

    지씨는 그동안 5·18 당시 찍힌 사진에 드러난 일부 시민을 지목해 '제○○ 광수'라는 명칭을 붙이고는 '북한군 특수부대'라고 주장했다. 실제 일부 탈북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북한에서) 총을 들고 80년 광주에 왔다"거나 "5·18 때 북한군이 땅굴을 통해 잠입했다"고 주장한다.

    하 의원은 이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군 광주 침투를 주장하는 몇몇 탈북자들이 있다"며 "그런데 이 탈북자들 지인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들이 생계를 위해 거짓 증언했다고 한다. 거짓 증언이라는 진술을 많이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씨의 허황된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탈북자들의 이런 증언이 계속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수해서 광명을 찾아야 한다. 이 탈북자 분들이 양심선언하지 않으면 더 엄중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씨에게 '제283 광수'로 지목된 김영순(83) 북한민주화위원회 이사도 참석했다. 김 이사는 "김정일의 사생활을 알고 있는 게 죄가 돼서 요덕수용소를 갔다. 5·18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광수로 몰 수 있느냐"며 "왜 탈북자를 두 번 죽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영선 통일방송 대표는 "일부 탈북민의 거짓 증언으로 지씨 같은 사람들의 주장에 빌미를 제공하게 돼 유감스럽다"며 "우리들(탈북민)이 처음부터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면 이런 만행을 저질렀겠느냐"고 토로했다. 임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출범한 '지만원피해자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하 의원은 20일 대책위 소속 탈북민들과 함께 5·18단체를 찾아 '탈북 광수' 실제인물찾기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21일에는 국회에서 '5·18 북한 특수부대 파견, 왜 거짓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