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추천 5·18위원' 일방 거부…靑 '국회모독' 논란

"민주당 추천 송선태·안종철 후보는 '제척 사유' 있는데도 눈 감아… 야당-국회 모독"

이상무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2.12 15:07:20
▲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과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청와대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야당 추천 몫 위원 후보 2명 임명을 거부한 것과 관련, 자유한국당이 "국민 의사를 대변하는 국회와 한국당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나 한국당에 어떤 문의나 통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임명을 거부했다. 편파적이고 공정성을 훼손한 것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 한국당이 추천한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에 대해 "조사위원으로서의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재추천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추천한 송선태·안종철 후보자의 경우에도 제척 사유에 해당해 청와대 선정 기준에 '내로남불' 논란이 일었다. 전날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의를 받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봐야 하는 사안"이라며 "설사 그렇다 할지라도 위원회 구성을 못하도록 하는 정도의 사유는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추천 송선태 후보는 '제척사유'... 5·18 구속 경험

정 원내수석은 "문 대통령은 여권 추천 위원들 제척사유에 대해선 눈을 감았다"며 "특별법에서 객관적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가해자 또는 피해자를 추천대상에서 제척하도록 한 규정을 어겼다"고 꼬집었다.

송선태 후보자의 5·18 당시 구속됐던 경력은 제척사유 중 하나인 특별법 제14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위원 또는 그 배우자나 배우자였던 사람이 위원회 진상규명사건의 가해자 또는 희생자·피해자인 경우'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5.18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물 등 재추진 단장'이라는 송 후보자의 직함도 제척사유의 하나인 '위원회 증언 감정이나 증언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종철 후보도 5·18기록물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단장 출신으로서, 같은 특별법 규정 제척사유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종철 후보자는 '5·18 유네스코' 추진단장... 제척사유

정 원내수석은 한국당 추천 권·이 두 후보자가 법조인, 교수, 법의학 전공자, 역사연구가, 인권활동가 등 분야에서 5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법상 자격 요건에 어긋난다는 청와대의 설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권태오 전 처장의 경우 군 출신이긴 하지만 1978~81년 경북대 사학과에서 위탁교육을 받아 5.18 당시 시위하는 학생들의 입장을 잘 생각할 수 있어 위원으로 추천했다"면서 "전역 이후 5년간 국방부 산하기관인 군사문제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이후에도 야전에 나와 각급 군사교육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욱 전 기자는 현직 기자시절부터 역사적 사건을 추척해 출판했고 프리랜서로서도 역사적, 객관적 사실을 추적하고 해석해 독자들에게 검증을 받아온 전문가"라면서 "박정희 전기,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세월호 단독 탐사 취재 등 역사적 사건과 국가적 재난을 취재해 사료별로 고증해온 전문가"라고 밝혔다.

"靑, '드루킹 출구전략' 삼아 국회 모독한 것 아니냐"

정 원내수석은 그러면서 "현재 청와대는 각종 불법사찰 의혹에 손혜원 의원 사태,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구속 등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 다시 도마에 오르자 정치적 출구 전략으로 야당과 국회를 모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대표단과 방미중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지 취재진과 만나 "청와대 판단은 사실 정치적 판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자격요건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정책위원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에서 추천한 위원 역시 심의 의결에서 제척사유에 해당하는 후보자에 대한 추천이 있음이 문제 되고 있다"며 "청와대의 이번 임명 거부가 정치적 판단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스스로 결정해 정당성을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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