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국조·김태우 특검 거부, 국회 파행인데… 홍영표 "초당적 결의안 동참해 달라"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27 미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과가 나오리라는 기대감을 드러내며 야당에 초당적 협력을 주문했다. 하지만 원내대표 간 회동에선 손혜원 의원 국정조사와 김태우 특검 등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견해를 고수해 2월 국회 정상화는 멀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잘 이뤄져서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되길 바라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도 서울에 방문을 하셔서 남북정상회담을 잘해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공존체제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기를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를 정상화시켜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지지 결의안'을 마련하는 데 동참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어렵게 찾아온 평화 실현의 기회를 반기지는 못할망정 재를 뿌려서는 안 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는 우리 국민 모두가 원하고, 전 세계가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어 자유한국당이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날짜가 전당대회와 겹쳐 불만을 드러낸 것을 두고 "신북풍 주장은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이라고 비판했다.

    총선 전 국정주도권 빼앗길라… 여당 '손혜원 사수'

    한편 전날 회동한 여야 원내대표들은 2월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한국당은 김태우 특검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의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손 의원 관련 국정조사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해충돌 의혹이 불거진 전체 의원들에 대한 이해충돌 국정조사를 하자고 역제안했다. 바른미래당은 양당의 충돌을 중재했다.

    민주당이 한국당의 요구를 거절하는 이유는, 내년 총선에 앞서 각종 개혁과 입법과제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잘못하면 국정운영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손 의원이 이미 탈당해서 당과 거리를 뒀지만 국정조사로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이 다시 대대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면 당으로서는 피해가 크다는 우려다.

    홍 원내대표는 "이해충돌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는 우선 상임위를 열어 논의하고, 필요할 경우 국정조사 등 다른 방안을 여야가 협의하면 될 문제"라며 "한국당 등 야당도 정쟁을 키울 생각만 하지 말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를 열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그러나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손혜원 의원 국정조사만 별도로 이뤄진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합의할 수 있다"며 "여당은 도대체 국회를 정상화할 의지가 없다. 사실상 여당 실세인 손혜원 의원 국정조사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