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총연합회, 광화문서 반대 집회… 세종대왕상 앞에선 "박용진법 지지" 맞불 집회
  • ▲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 사립유치원 교육자 및 학부모 대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 사립유치원 교육자 및 학부모 대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정부가 사립유치원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그동안 수고했다. 시대가 바뀌어 유아교육은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폐원하고 조용히 물러가겠다."

    이른바 '박용진 3법'에 반발한 사립유치원 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이 결국 '집단 폐원' 카드를 꺼냈다. 박용진 3법은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에 대한 일부 개정안으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를 골자로 한다. 한유총은 이같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유재산권 등이 침해돼 사립유치원이 집단 고사(枯死)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유총은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 사립유치원 교육자 및 학부모 대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사립유치원장과 이사장 모두는 사유재산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박용진 3법을 악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치원 문제의 본질은 해결하지 않고 처벌을 강화해 유아교육을 왜곡하고, 교육자의 자존심을 짓밟고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소리쳤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을 1만5천명(경찰 추산 3천명)이라고 밝혔다. 검은 옷을 입고 노란 막대풍선과 피켓을 양손에 쥔 집회 참석자들은 강풍에 휘날리는 진눈깨비 속에서 '누리과정비 지원은 학부모에게 지원하라' '당사자를 배제하는 사립3법 반대한다' '대책없는 사립말살 유아교육 무너진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비대위원장은 "만일 지금처럼 사립유치원이 필요하다면 개인 재산이 공공 유아교육에 투자되는 것에 대한 정상적 시설사용료를 지불해 달라"며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이고 여기서부터 회계의 투명성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정부가 유아교육을 책임질 거라면, 사립유치원을 정상적으로 평가해 매입해 달라며 "대신 사립유치원 교사는 1명도 실직되지 않도록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 ▲ '정치하는 엄마들'이 같은 날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 '정치하는 엄마들'이 같은 날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박용진 3법' 지지 맞불 집회도 

    한유총의 집회가 진행된 광화문 광장 뒤편의 세종대왕상 앞에선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유아교육의 주인은 유치원 주인이 아닌 아이들'이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공중에 띄우며 '박용진 3법'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사립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유아교육법 제24조 2항의 개정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박용진 3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교육부 역시 사립유치원이 폐원하려면 학부모 3분의 2이상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하고 폐원 타당성도 관할 교육청에서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사립유치원이 일방적 집단 폐원에 나설 경우 정부와 유치원 관계자 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