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년들이 성난 횃불이 되어 김일성 광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
  • 난데없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백두칭송위원회'라는 괴 단체가 등장했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는 종북 단체들이 뭔가 행동을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조용하다 싶더니 결국 이름 붙여 나온 것이 백두칭송위원회란다. 

    참 종북스러운 명칭인데, 그들의 면면을 보니 애써 청년중심의 김정은 환영단을 만들려는 흔적이 어렴풋이 엿보이고, 거기에 얼기설기 엮어놓은 노장년층의 모습에서 급조된 조합의 씁쓸한 단면을 느낄 수가 있었다.  

    얼마 전 '통영의 딸'이라는 별칭과, 인권유린의 대명사인 요덕 정치범수용소로 널리 알려진 독일 베를린 유학생 출신 오길남 박사의 부성애를 그린 ‘출국’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영화라면 사족을 못 쓰는 필자가 달려가다시피 감상을 했던 결과, 영화의 한 장면에서 김정은 환영단으로 꽃술을 들고 있던 '백두칭송' 청년들이 오버랩 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영화에서 오 박사는 베를린 유학중인 한 청년에게 다가가, 귀하의 논문에 대해 북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사탕발림의 속삭임으로 회유하며 입북을 종용하면서도 정작 마음속으로는, ‘이 바보야, 가면 안 돼. 그런 지옥은 지구상에 없어’ 라며 꾸짖는 대목이 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평화의 탈을 쓴 빨치산 세력과 그 후예들이, 세계경제대국 10위권의 대한민국 청년들을 향해 '헬 조선'은 여기라고 선동하며, 진짜 지옥에는 눈을 감게 만들고 평화와 민족이라는 요괴 놀음으로 현혹시키며 속으로는 ‘바보야, 니들이 똑똑한 줄 알지?  꽃술 들고 춤추는 꼴이라니 쯧쯧...  공산당 식 조직사업은 이렇게 하는 거야. 아직 내 실력도 녹슬지 않았군’ 하며 자화자찬 식 비아냥거리는 모습이 어른거리니 말이다. 

    자유와 풍요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자란 대한민국의 청년세대들이, 취업도 취학도 어려운 가운데 이런 요괴 놀음에 넘어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JSA 귀순병 오청성 씨처럼 정작 북한의 청년세대는 지도자에 대한 신격화를 비판하고 있고, 돈과 배경이 없으면 사람 살 곳이 못된다고 그래서 진짜 헬 조선은 바로 북한이라고 목숨을 걸고 외치고 있음에도, 거기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것을 잘못된 교육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영화  ‘출국’의 오길남 박사와 같은 시절에는 탈출만이 유일한 저항의 행동이었다면, 아무리 벽을 쌓고 골을 쳐도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정보의 홍수에서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지금의 북한 청년들은,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 다시 말해 그들이 철저히 사악한 권력에 의해 속아서 노예로 길들여져 억압과 착취의 굴레에 빠져있었음을 깨닫게 될 때, 그들은 성난 횃불이 되어 김일성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을 안고 있을 김정은이 기대해 마지않는 미래는, 남쪽에서 백두칭송위원회와 같은 홍위병 세력들이 역설적이게도 북한에서는 불안한 '김씨 왕조'의 연명을 위해 투쟁에 나서주기를 바랄 것이다. 여기에는 내부의 적 외에 미국을 비롯한 외세도 포함될 것이기에 본격적인 대미항전이 불길처럼 일어나기를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결론은 어떻게 되겠는가. 자유와 풍요의 상징인 대한민국과 미국에 저항하는 여적죄의 주범으로, 다른 누구도 아닌 깨어나는 북한청년들과 촛불세력의 요괴놀음에 속은 것을 알아차린 남한청년들의 손에 의해 처단될 운명이라는 것을, 불쌍한 남쪽 백두칭송 청년들만 모르고 있음이 가슴 아플 뿐이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