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청렴국가" 주문한지 사흘 만에 '靑비서관 음주운전'… "작심삼일" 자조감
  • ▲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뉴데일리 DB
    ▲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뉴데일리 DB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직원들의 잇단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물의를 일으킨 청와대 직원들의 문제는 이렇다.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은 23일 새벽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사직서를 제출했고, 대통령경호처 5급 공무원은 지난 10일 술집에서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으며,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최근 검찰 기소 위기를 직면했다.

    전대협 사무국 출신... 여성 태우고 음주운전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3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날 새벽 의전비서관이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 의전비서관은 비서실장에게 보고 및 사직서를 제출했고,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자진 신고 및 조사 진행을 요청했다"며 "비서실장은 이러한 사실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은 '즉각 사표 수리'를 지시했다"고 알렸다.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청와대 직원은 김종천 의전비서관으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실의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김종천 의전비서관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사무국 출신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직원은 시민 폭행해 불구속 입건

    청와대 직원들의 일탈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김종천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적발에 앞서, 지난 10일 새벽에는 대통령경호처 5급 공무원 유모씨가 서울 마포구 한 술집에서 30대 남성을 폭행해 결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유씨가 자신을 대통령경호팀이라고 소개했고 '같이 술을 마시자'고 옆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했다. 이에 자리를 옮겼더니 갑자기 때렸다"고 진술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입장에서 '불행한 소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제기된 송인배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뇌물 혐의' 정무비서관은 검찰 기소

    중앙일보는 지난 19일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제기된 송인배 비서관을 기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검찰 관계자는 "송인배 비서관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혐의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조만간 기소와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송인배 비서관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던 고 강금원 회장의 시그너스컨트리클럽으로부터 매달 340만원씩 총 2억8000만원을 받아 정치활동에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靑 직원들 "함께 가기가 무섭다"

    그러자 야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윤용호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2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밖에만 나가면 '함께 살자' 또는 '함께 가자'고 강조하는데,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 해이를 보면 '함께 살기'도, '함께 가기'도 무섭다"고 꼬집었다.

    윤용호 부대변인은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 해이가 드러날수록 문재인 대통령도 체면이 안 설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지난 20일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열어 '청렴국가'를 당부하지 않았나. 얼마나 지났다고 '비서관 음주운전' 소식이 나오나. 이 정부는 '작심삼일'을 못 가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반부패정책협의회 때 "문재인 정부 5년간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부패 없는 사회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주문했고, 당시 자리에는 김종천 의전비서관과 송인배 정무비서관 등도 참석했던 바다.

    문 대통령 지지율 8주째 하락세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국정수행 지지율이 8주째 하락하는 상황을 비춰볼 때,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 해이 문제는 '악재'일 수 밖에 없다. 향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11월 3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주중평가(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긍정평가)은 지난주 대비 1.2%p 하락한 52.5%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지지율은 취임 후 첫 8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