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 된 설문조사… 누리꾼 대다수, 경찰 수사 결과 신뢰
  • 일명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 '@08_hkkim'의 소유주가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로 밝혀졌다는 수사 결과 발표로 궁지에 몰린 이 지사가 '김씨의 주장과 경찰의 주장 중 어느 쪽을 더 신뢰하는지'를 묻는 자체 설문 조사를 벌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지사는 18일 오후 2시경부터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위터에 공유한 사진을 캡처해 카스에 공유했다면 계정주는 (김혜경씨와)동일인인지 아닌지"를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수사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56만여명에 달하는 팔로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지사의 바람과는 달리 "김혜경씨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12%에 그치는 등 대부분 이 지사의 주장에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56만 팔로워에 지지 호소… 결과는 '싸늘'

    오후 5시 현재 1만 5천여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트위터 공유 직후 곧바로 캡처해 카스에 공유했으니 동일인이라는 경찰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88%)이 "사진을 트위터에 공유하고 공유사진을 캡처해 카스에 올리기보다, 원본사진을 카스에 바로 공유하는 게 더 쉬우니 동일인이 아니라는 김씨 측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12%)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속칭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 주인이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수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 40분 김혜경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이 지사의 대학입학 사진을 올리자 10분 후 '혜경궁 김씨'가 운영하는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왔고 또 10분이 지나자 이 지사가 동일한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지사 본인의 트위터보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대학입학 사진이 먼저 올라왔다는 점으로 볼 때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씨가 '생면부지의 남남'일 가능성보다는 동일인일 확률이 더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한 2013년 5월 18일 이 지사가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이 영정을 들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을 때에도 '혜경궁 김씨'는 이튿날 낮 12시 47분 해당 사진을 리트윗했고 김혜경씨는 이를 바로 캡처한 뒤 13분 후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사진을 캡처한 시각은 '혜경궁 김씨'가 사진을 올린 시각과 동일한 낮 12시 47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