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경제 강력비판… 강신욱 통계청장 발언에도 강하게 날세워
  •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문재인 정부가 최근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경질하는 경제팀 교체 인사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기조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책을 수정할 생각도 없고 생각에도 변함없다는 마당에 그렇다면 정책실장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바꾼 것인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인사권이 아무리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만 장하성과 김수현의 차이가 무엇인지 문재인 대통령께서 속 시원히 설명이라도 해주시기 바란다"며 "소득주도성장도 탈원전도 국민과 야당이 아무리 문제를 제기하고 아무리 떠들어도 눈 감고, 귀 막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겠다는 태도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가 1년 6개월짜리 계약직이라면 모르겠지만 국민이 불편해하는 마당에 바꿔야 할 것은 정책"이라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의 경제정책을 축구에 비유했다. 전임 경제 사령탑인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투 톱'으로 불린 것을 빗대 비판한 것이다. 장하성 전 실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는 각각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아이콘이었지만 집권 초기부터 교체까지 끊임없이 불화설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연일 경제 원톱을 강조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원톱이냐 투톱이냐 하는 포메이션이 아니라 정책"이라며 "투톱으로 안 될 게임이 원톱으로 바꾼다고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다. 셋업 플레이는 고사하고 패스도 드리블도 안 되는 마당에 포메이션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술도 훈련 방식도 모두 바꿔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잘되면 감독 탓, 안되면 선수 탓하려 할 것 아니라 게임 망가지기 전에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강신욱 "2분기 언저리 정점…하방은 아냐"

    김성태 원내대표는 강신욱 통계청장이 지난 12일 '지난해 2분기 언저리가 경기 정점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통계청장은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해 객관적인 사실을 얘기하는 자리"라며 "통계주도성장이라는 시중의 여론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통계청장은) 결코 상황을 추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뜩이나 가계 동향 조사, 소득분배 지표 논란을 겪으면서 전임 통계청장을 전격 경질하고 임명된 사람이, 통계 지표가 나타내는 객관적인 현상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해석에 개입하는 것(은 문제)"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비판은 강신욱 통계청장의 전날 발언에 대한 반박 격이다. 앞서 강신욱 통계청장은 지난 12일 세종청사 인근에서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2013년 저점을 찍고 지난 2분기 정도에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는 질문에 "언제가 정점이라 확정할 순 없지만 그 언저리가 아닐까 싶다"며 "전문가가 아닌 분들이 보더라도 그림이 그렇게 나타난다"고 했다.

    다만 강신욱 청장은 "아직은 (경기가) 하강이라고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통계청의 공식 판단을 내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 주저앉는 경제지표에 이어지는 공세

    이같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발언은 계속해서 하락세인 경제지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까지 꾸준히 하락하는 경제지표에도 여러차례 낙관적인 전망이나 해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강신욱 통계청장 역시 문재인 정부 들어 소득통계 표본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었던 그는 전임자였던 황수경 통계청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면서 새로 임명됐다. 통계청은 지난 8월 29일 "최저임금과는 관련이 없다"면서도 "강신욱 통계청장이 임명되기 얼마 전 통계청의 자료를 재가공해 청와대에 제출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전임 황수경 통계청장은 이임식 직후 기자들에게 "저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이유를 모른다. 인사권자의 생각이겠죠"라면서 "제가 그렇게 (윗선의)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라고 말해서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