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간담회 때 "프랑스서 촛불 많이 드셨죠… 고마움 잊지 않겟다" 해외만 나가면 "촛불로 정권교체" 강조… 민주적 국민투표는 '뒷전'
  •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재불동포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재불동포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여러분도 프랑스에서 촛불 많이 드셨죠?"

    제12차 ASEAN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13일 유럽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방문 첫 공식일정인 재불동포간담회에 참석해 동포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질문에 동포들은 일제히 "그렇다"고 답했다. 동포들 답변에 문재인 대통령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오후 파리에 도착한 뒤 곧장 메종드 라 뮤투알리테 극장으로 이동, 200여명의 재불동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동포들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는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역사를 가졌다. 18세기 프랑스 대혁명은 인류 마음 속에 평등 정신을 새겨 넣었다. 21세기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가장 아름답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켰다. 또 위기에 빠진 세계의 민주주의에 희망이 됐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동포간담회 때 언급한 "촛불"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프랑스에 사는 모든 동포들이 '촛불'을 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자칫 '촛불을 든 동포'와 '촛불을 들지 않은 동포'를 가르는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1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현 정권 인사들은 정권 초기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나 해외에 나가서나 '촛불로 정권을 세웠다'고 강조한다. '촛불 혁명으로 정권을 수립했다'는 명분을 부각시키기 위함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가 민주적 투표로 정권을 선택하는 사실을 부각시키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그리고 동포들 가운데서도 촛불을 든 국민이 있고, 안 든 국민이 존재한다. 굳이 대통령이 '촛불을 들었나 안 들었나'를 묻고, '촛불을 든 동포들에게 감사하다'고 언급한 것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현 정권 반대 유권자들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8일 인도네시아 순방 당시 재인니동포들을 만나 "저는 촛불혁명의 정신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을 반드시 '나라답고 정의로운 나라'로 반드시 만들겠다. 동포들께서 두 번 다시 부끄러워할 일 없는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본관에는 '촛불시위'를 주제로 한 임옥상 화가의 작품 '광장에 서'가 전시 중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아시아 및 유렵 51개국 정상과 EU(유럽연합)·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협의체 대표가 참석하는 제12차 ASEAN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은 13일 프랑스를 시작해 이탈리아,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 등을 7박 9일 일정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