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美 언론에 "北 약속 어기면 제재 다시 하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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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폭스(FOX)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령 제재를 완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라는 '아님 말고 식' 화법으로,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미국 정부와 국민의 인식변화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크게 타임테이블의 어떤 약속을 한 뒤, 상호간 약속을 신뢰하는 토대 위에서 이를 전개시켜 나가도 미국으로서는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비핵화와 동시에 한국과 미국, 양국이 그에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논지를 펼쳤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취해야 되는 조치들은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것이고, 미사일 실험장을 폐기하는 것이고, 영변의 핵기지를 폐기하는 것이고, 또 다른 기지들을 폐기하는 것이고, 만들어진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이고, 이렇게 전부 폐기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불가역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에 대해서 미국과 한국, 양국이 취하는 조치는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는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우선은 상응 조치라는 것이 반드시 제재를 완화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우선은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고, 또는 인도적인 어떤 지원을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으며, 예술단 교류와 같은 비정치적인 교류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게 되면 미국 측에 장기간의 참관이 필요할 텐데, 그 참관을 위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이제는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미국의 의지도 보여주면서 참관단이 머물면서 활동할 수 있는 그런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비핵화 조치가 완료되고 나면 북한의 어떤 밝은 미래, 그런 것을 미리 보여주기 위해서 예를 들면 경제시찰단을 서로 교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반드시 제재를 완화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새롭게 수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문제는 북한이 어느 정도 진지한 핵폐기 조치를 취할 경우, 그 이후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어느 정도 속도 있게 해 주느냐에 달려있다"며 "미국이 속도 있는 상응 조치를 취해 준다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보다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면 할수록 미국 측에서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더라도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며, 북미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그 믿음을 북한에 줄 수 있다면 북한은 보다 빠르게 비핵화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1차 임기 내에 비핵화를 마치겠다는 북한의 타임테이블도 결코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해 "그동안 거듭된 핵과 미사일 도발 때문에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다"며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 모습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TV 생중계를 통해서 우리 일반 국민이나 전세계 사람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이어 "아마도 이제는 많은 세계인들이 저의 평가에 동의하리라 믿는다"면서 "젊지만 아주 솔직 담백한 그런 인물이고, 또 비핵화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저는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몇 번의 비핵화 합의가 실패를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의 비핵화에 관해서도 회의적인 분들이 많이 있고, 북한의 약속 이행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번 비핵화 합의는 사상 최초로 미국의 대통령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만나서 정상회담을 통해서 합의하고, 전세계에 약속한 것으로 그 책임감과 구속력이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은 비핵화가 완료돼야만 경제 제재가 완화돼 어려운 북한 경제를 살릴 수가 있고, 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 비핵화가 완료돼야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했던 북한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아주 위대한 업적을 거둘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수 주 내로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저는 이번에 평양을 방문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아주 좋은 회담을 가졌다. 그 회담 속에는 비핵화 문제에 관해서도 보다 진전된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 정상회담의 결과를 아주 축하해 줬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보다 빠른 시일 내에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