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의원실, 네이버 메일로 공문 발송됐는데 “없었다”주장
  • ▲ 뉴데일리가 지난 16일 여권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관련 위반행위 및 제재 규정 안내’ 공문의 일부분.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가 지난 16일 여권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관련 위반행위 및 제재 규정 안내’ 공문의 일부분. ⓒ뉴데일리 DB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 8·25 전당대회 관련 ‘특정인 지지 금지’ 규정 공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당권주자인 김진표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데일리는 지난 16일 여권 관계자로부터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공명선거분과위원장 명의의 ‘8·25 전대 관련 위반행위 및 제재 규정 안내’ 공문을 확보했다.

    이 공문은 지난 8일 당내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국회의원,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들에게 팩스 또는 메일 등으로 전달됐다.

    또 이 공문은 ‘전대 관련 일부 국회의원들이 특정후보 공개 지지로 당규 위반 사실이 확인됐으니 향후 규정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해달라’는 게 골자다.

    공문에서 언급된 일부 국회의원들의 특정 후보자 공개지지 사례는 이종걸 의원과 박범계 의원을 말한다. 이종걸 의원은 지난달 26일 특정후보 지지 보도자료 배포를, 박범계 의원은 지난 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특정후보 공약을 지지했다.

    문제는 선관위 공문이 발송된 후 4일이 지나서 전해철 의원이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전해철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 소통의 리더십을 가지고 당 혁신 방향과 실천 의지가 명확한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해철 의원은 특정후보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 리더십’은 ‘김진표 의원’을 뜻한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실제 전해철 의원 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 때 “페이스북을 통해 김진표 의원을 지지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진표 의원은 당권 경쟁자인 이해찬 의원의 소통부족을 꼬집으면서 ‘민주적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또 김진표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경선에서 전해철 의원을 도왔기 때문에 전해철 의원이 김진표 의원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전해철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은 지난 14일 당 선관위의 구두경고를 비롯한 제재로 인해 삭제됐다. 

    이에 전해철 의원실 핵심 관계자는 “전해철 의원이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당 선관위가 지난 8일 보냈다는 ‘8·25 전대 관련 위반행위 및 제재 규정 안내’ 공문을 어떤 형태로도 받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핵심 관계자는 “그뿐인가. 전해철 의원이 당 선관위 구두경고를 받은 것도 공문으로 발송됐다고 하는데 그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도 밝혔다.

    전해철 의원실 핵심 관계자 발언처럼 전해철 의원은 지난 8일 당 선관위 공문을 진짜 받지 못한 것일까. 뉴데일리 취재결과, 당 선관위는 전해철 의원 ‘네이버 메일’로 관련 공문을 지난 8일 보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 선관위 공문을 지난 8일 확인했었다. 우리 의원실에는 메일뿐 아니라 팩스도 왔었다. 확인해보니까 전해철 의원실은 네이버 메일로 공문이 발송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 역시 “당 선관위 공문은 팩스로 받았다. 전해철 의원실은 네이버 메일로 공문이 발송됐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당 선관위가 전해철 의원만 제외하고 메일을 보내는 게 말이 되나”라면서 “선관위에서는 팩스 또는 공용메일 등으로 받는사람 전원을 한꺼번에 발송했을 것이다. 전해철 의원실에서 공문을 못 받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진정으로 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제대로 확인을 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해철 의원의 김진표 의원 물밑 지원사격 움직임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달 30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 지방선거 경선 때 전해철 의원을 김진표 후보가 지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전대에서 전해철 의원의 김진표 의원 지지는) 보상 차원은 아닐 것”이라고 밝힌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