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이해찬 "보수 궤멸, 20년 집권" 공개 주장… 군사정권이 쓰던 말 공공연하게 재연
  • ▲ (왼쪽부터)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뉴데일리 DB
    ▲ (왼쪽부터)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뉴데일리 DB

    ‘집권당’ 더불어민주당 당수와 유력당수 입에서 ‘정권 재창출’ 또는 ‘장기집권론’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입에서 나오는 발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거 군사정권과 유사하다는 게 중론이다.

    많은 정치인들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장기집권을 희망한다. 다만 군사정권과 궤를 같이 하는 민주당 당수와 유력당수 입에서 ‘권력 유지’ 발언은 언제부터 나온 것일까. 전문가들은 지난 대선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이해찬 의원은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 또는 “적어도 네 번 다섯 번 집권을 해야 정책이 뿌리를 내린다”고 밝혔다.

    이해찬 "20년 집권계획 만들어야"

    이해찬 의원의 장기집권 발언은 최근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 29일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10년으론 정책이 뿌리를 못 내린다. 20년 정도 집권하는 계획을 만들고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해외 사례까지 거론했다. 영국 노동당 및 독일 사민당 등이 4년간 네 번 정도 16년간 집권했다는 게 이해찬 의원의 추가 설명이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 27일 당대표 후보 예비경선 때도 “우리나라는 노조도 약하고 시민사회가 발전돼 있지 않고 언론은 극히 편향적”이라며 “우리처럼 냉전체제에서 편향되고 보수화된 나라는 방향을 잡고 20년은 가야 기틀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추미애 "20년 이상 연속 집권이 목표"

    현재 민주당 당수인 추미애 대표 역시 지난해 8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최소 20년 이상 연속 집권을 목표로 하는 100만 권리당원이 함께 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민주당 소속이던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13일 “여당은 현재에 살고 야당은 미래에 산다”며 “여당은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해찬 의원과 추미애 대표, 문희상 의원이 거론한 정권 재창출 발언에서 ‘완전 궤멸’ 및 ‘장기집권’ 등은 이전 군사정권 때 사용된 표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독재를 골자로 한 군사정권은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하 상대세력을 탄압했다. 그 과정에서 ‘궤멸’ 등 표현이 남발되기도 했다.

    "사실상 민주주의 부정하는 것"

    윤용호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3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뭔가. 국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 아닌가. 국민들은 차기 정권을 어느 당에 맡길지 정하지 않았다. 20년 장기집권을 거론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밝혔다.

    윤용호 부대변인은 계속해서 “정치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지형이 달라진다”며 “(그런데) 유신체제를 반대했던 운동권 세대들이 지금 집권하고 나니까 유신체제 때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 적폐라는 미망 아래 ‘장기집권’이니 ‘보수 궤멸’이니 운운하고 있다. 이게 유신 때와 다를 게 뭔가”라고 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9일 시론을 통해 “(민주당 당수와 유력당수가 표현하는) ‘궤멸’ 또는 ‘장기집권’은 군사정권이 쓰던 말”이라며 “이런 말을 (민주당 당수와 유력당수가)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입장만 바뀌었을 뿐이지 권력의 속성은 똑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