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천안함’폭침시킨 모델… "관광용으로 위장해 엔진 수입, 선제 제조해 수출 시도"
  • ▲ 이란 혁명수비대가 보유한 '가디르'급 잠수정. 북한 '연어급' 잠수정이다. ⓒ美글로벌 시큐리티 화면캡쳐.
    ▲ 이란 혁명수비대가 보유한 '가디르'급 잠수정. 북한 '연어급' 잠수정이다. ⓒ美글로벌 시큐리티 화면캡쳐.
    김정은 정권이 수 년 전에 외화벌이를 위해 ‘연어급’ 소형 잠수정을 소말리아 해적에게 판매하려 했다고 ‘중앙일보’가 19일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잠수정은 2010년 3월 26일 한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을 폭침시켰던 그 배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 정보기관은 2015년 북한이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소말리아 해적에게 잠수정 수출을 추진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한다. 북한이 수출하려던 잠수정은 북한에서 선체를 만들었지만 엔진은 독일 MTU의 MTU-1800을 탑재하고 있어 독일 정보기관도 ‘대북제재 대상품목’이 북한에 흘러들었다며 추적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공개한 정보 소식통은 “북한의 잠수정 수출 전략은 매우 치밀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중국인을 내세워 홍콩 또는 싱가포르에 유령업체를 설립한 뒤 “동남아 국가에서 관광용 잠수정을 제작하려고 한다”면서 독일 MTU에 주문을 넣었다고 한다. 이렇게 수입한 잠수정 엔진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잠수정에서 운용한 것처럼 꾸민 뒤 일정 연한이 지나면 가짜 서류를 만들어 잠수정과 함께 폐기한 적 했다는 것이다. 

    중국인 ‘에이전트’로 내세워 거래 시도

    북한은 이렇게 수입한 엔진으로 잠수정을 만든 뒤 1척 당 2,700만 유로(한화 약 355억 6,400만 원)를 받고 수출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한다. 이때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을 ‘에이전트’로 내세워 북한제 잠수정임을 숨기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계획은 제대로 진행이 안 된 것으로 보였다. ‘중앙일보’는 “중국인이 개입해 (잠수정) 거래를 중계하다 보니 소말리아 해적과 거래를 트는 게 어렵다”며 “북한의 잠수정 수출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다른 소식통의 말을 덧붙였다.

    길이 29m. 폭 2.75m, 수중 배수량 130톤의 소형인 ‘연어급’ 잠수정은 북한 내에서는 소형 잠수함이라고만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MTU-1800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수중에서 8knots(15km/h)로 이동할 수 있으며, 533mm 구경 어뢰 2발을 장착하고 있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당시에는 ‘CHT-02D’ 어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연어급’ 잠수정을 이미 수출한 경험이 있다. 구체적인 연도는 확인되지 않지만 이란, 시리아와 함께 핵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어급’ 잠수정을 이란 혁명수비대에 판매했다. 이란은 이 잠수정을 ‘가디르’ 급이라고 부른다. 북한이 ‘연어급’ 잠수정을 판매하려 한 소말리아 해적의 배후에는 이슬람 테러조직이 도사리고 있다. 북한이 이들에게 잠수정을 판매하려 했다는 것은 가격만 맞으면 중남미 마약 카르텔이나 동남아 지역 이슬람 테러조직, 공산 반군 등에게도 팔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