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의원 '국정원 아들 채용' 과정 파헤칠라 상임위 배분 염려… 드루킹과 텔레그램 대화도 나눠
  • ▲ 국회 정보위원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2일 국회 오전 정론관에서 국정원 개혁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정보위원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2일 국회 오전 정론관에서 국정원 개혁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 후반기 민주당 몫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최근 '국정원 아들 채용 압박'과 '드루킹 연루' 구설에 오른 김병기 의원을 정보위원회에서 배제하고 국방위원회에만 앉혔다.

    민주당은 16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상임위원장 배정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정보위엔 김민기·홍영표·이인영·전해철·김태년 의원 등 5명이 배정되고 김병기 의원이 빠졌다. 앞서 '국정원 아들 채용 압박'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김병기 의원이 국정원을 관할하는 정보위에 가서 "국정원 채용 시스템을 파헤치겠다"고 하자, 실제로 그를 배정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 2년 전 아들이 국정원 신원조회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 '부당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다음해인 2017년 김 의원의 아들은 국정원 경력직 공채에 합격했다. 이에 정보위 야당 간사였던 김 의원의 요청이 아들이 국정원에 합격하는 데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압박한 증거가 나오면 의원직 사퇴는 물론 감옥에도 가겠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T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정보위가 새로 구성이 되면 (신원조회 문제에 대해) 공개를 해보려 한다"며 "성적에서부터 시작해 검증을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런 의도 자체가 국정원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에 여론이 부정적으로 흘러가면서 그런 부담감은 더욱 커졌고, 결국 김 의원의 정보위 지망 의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드루킹 "한번 만나자" 제안에 김병기 "알겠습니다"

    김 의원은 또한 '네이버 댓글 조작 사건'으로 권리당원 '드루킹' 김동원 씨와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눈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경찰로부터 해당 대화 내용을 넘겨받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어떤 경위로 김 의원이 김 씨와 연락을 하게 됐는지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는 이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보안성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 내용 분석 결과에 따르면 드루킹 김 씨는 지난해 대선 이후 김 의원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자신이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소개하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 세력의 힘을 보지 않았느냐. 한번 만나고 싶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냈다. 김 씨의 메시지에 김 의원은 텔레그램으로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드루킹 김 씨와 김 의원 간의 만남 성사 여부와 배경 등도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다. <동아일보>가 보도한 경공모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드루킹 김 씨가 김 의원과 만날 약속까지 잡았지만 마지막에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경공모가 '김 의원의 팬카페를 운영하자'는 논의까지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해당 매체의 관련 질문에 "드루킹이 누군지 모르고 만난 적이 없다. 메시지가 왔다면 수많은 메시지 중 하나로 답장은 했을 것"이라며 "(느릅나무 출판사가 있는) 파주 근처는 가본 적도 없고 국회 방문자 중 드루킹이라는 사람은 없었다"고 부인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