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의 세상을 뒤바꿀 귀여운 초능력 천재소녀가 온다.

    신시컴퍼니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이자 아시아·비영어권 최초로 한국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마틸다'의 주역들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뮤지컬 '마틸다' 제작발표회에는 타이틀 롤을 맡은 황예영·안소명·이지나·설가은 4명을 비롯해 국내외 연출진과 출연배우들이 참석했다.

    뮤지컬 '마틸다'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친숙한 영국 동화작가 로알드 달의 소설이 원작이다. 천재소녀 마틸다가 물질주의에 찌들어 TV를 좋아하고 책을 증오하는 부모와 오빠, 아이들을 싫어하는 교장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이날 박명성 프로듀서는 '마틸다'를 30주년 기념공연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30년 전 신시컴퍼니의 막내였다. 올해로 20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며 "최근 막을 내린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관객층의 폭을 넓히고, 미래지향적인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루이즈 위더스 해외 총괄 프로듀서는 "이야기와 언어의 성격 자체가 굉장히 철저한 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에 100시간 이상 번역 작업을 진행했다. '마틸다'를 신시컴퍼니와 함께 한국에서 올리게 돼 더없이 흥분되고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 '마틸다'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레미제라블' 이후 제작한 두 번째 뮤지컬로 2010년 11월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랏포드 어폰 에이븐에서 초연한 이후 1년여 만에 런던 캠브리지 극장에서 개막했다.

    영국 최고 권위 있는 올리비에상에서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해 7개 부문을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토니 어워드 4개 부문, 드라마데스크 어워드 5개 부문 등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85개 이상의 상을 받았으며 런던, 뉴욕 등 53개 도시에서 약 7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닉 애쉬튼 해외 협력 연출은 "뮤지컬 '마틸다'의 힘은 이야기에 있다.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라며 "이미 정해진 운명이 있고 주어진 길이 있다고 했을 때 마틸다라는 작은 아이가 스스로 운명을 이겨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마틸다'는 8개월 동안 진행된 오디션을 거쳐 46명의 배우들이 선발됐다. '마틸다' 역은 600여 명의 아이들이 경쟁에 뛰어들었고, 진지함과 고도의 집중력으로 심사위원을 매료시킨 황예영·안소명·이지나·설가은이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아이들을 괴롭히는 '미스 트런치불' 역에 김우형·최재림, '미스 허니' 역은 방진의·박혜미, '미세스 웜우드' 역 최정원·강웅곤, '미스터 웜우드' 역 현술천·문성혁, '펠프스' 역에는 김기정 등이 캐스팅됐다. 

    안소명은 마틸다가 가져할 덕목으로 "눈으로 물건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눈빛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지나는 "마틸다는 책임감이 강하고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 저도 그럴 수 있도록 연습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어린이가 주인공인 뮤지컬에 출연하는 최정원은 "전작처럼 마틸다가 빛날 수 있게 멋진 조연 역할을 하겠다. 마틸다는 '와우' 이 단어로 충분할 것 같다"면서 제작발표회 내내 "와우!"를 외치며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발산했다. 
  • 마틸다는 A4 한 페이지가 넘는 독백을 소화해야하는 어려운 역할로 체력과 정신력은 기본이다. 연기력은 물론 암기력, 또렷한 발성, 빼어난 음감,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 등 다양한 재능이 필요하며, 극중 5살이기 때문에 키가 130cm를 넘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8000~9000명의 아역 오디션을 봤다는 애쉬튼 연출은 "오디션에서 아이들과 많이 소통하려고 한다. 마틸다는 단순히 뮤지컬 재능으로만 뽑지 않는다. 아무 표정이 없지만 머릿속을 열어본다면 수많은 에너지와 생각들이 반짝거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제작진은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번역을 하면서 생기는 정서성의 차이와 거리감을 최소화했다. 특히, A부터 Z까지 알파벳에 맞춰 단어를 말하면서 블록을 하나씩 쌓아가는 장면이 인상적인 '스쿨 송(School Song)'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지영 국내 협력 연출은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을 본 한국 관객들이 대표 넘버인 '스쿨 송'을 어떻게 재현하느냐를 걱정했다. 일명 '알파벳송'은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재치있게 엮어서 부른 노래다. 비영어권 첫 공연이라 선례가 없었다. 김수빈 번역각가 곳곳에 알파벳 발음을 기발하게 숨겨있는 가사를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마틸다'는 9월 8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2019년 2월 1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