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라 해고된 사람 많은데도… "긍정효과 90%" 발언
  • ▲ 홍장표 청와대 경제 수석이 3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뉴시스 DB
    ▲ 홍장표 청와대 경제 수석이 3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뉴시스 DB
    청와대가 3일 오후 기자 간담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말한 데 대해 해명하고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이 인용한 데이터가 전체 국민이 아니라 급여 생활자 가구에 대한 내용 일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다 3분위까지의 자영업자 가구 가계 소득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설명을 하지 못해, 청와대가 반쪽짜리 데이터만 인용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 효과'를 주장했다가 다급히 수습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책 연구기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통계청 발표의 근거가 되는 원시자료, 즉 Raw 데이터를 가지고 관련 국책기관에게 면밀하게 분석하도록 지시했다"며 "조사대상 가구 가운데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전체 가구 조사 결과와 다르게 전 분위에 걸쳐 평균 소득이 늘어났고 근로자외 가구에서는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심각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가구별 근로 소득이 아닌 개인별 근로 소득으로 분석하면 저소득층일수록 소득증가율이 높고 작년보다 높은 소득 중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것이) '90% 긍정적인 효과'의 근거가 되는 분석 결과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이 해명은 통계청이 앞서 5월 24일 올해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소득 1분위(하위 20%)의 소득이 작년보다 8% 감소했고, 이로 인해 하위 20%와 상위 20%의 소득 격차가 예년에 비해 더욱 커졌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계 소득 확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정반대 결과가 나와 충격이 적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후 청와대 여민 1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서 " 하위 20퍼센트(1분위) 가계소득 감소 등 소득 분배의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경제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불과 이틀 뒤인 지난 31일 국가재정점검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관련 긍정효과가 90%"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며칠 만에 경제정책에 대해 전혀 다른 발언을 내놓자 혼란이 일었다. 청와대가 3일 자료를 공개하며 해명한 이유다.

    다만 청와대가 공개한 자료는 '근로 소득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 전반적인 가계 소득 개선이 있었는지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실제로 청와대가 이날 공개한 1/4 분기 소득분위별 가구소득 증가율에는 '근로자외 가구'(자영업자, 무직자 등이 가구주인 경우)는 3분위까지 소득 증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가계동향조사'에 포함돼 있는 근로소득은 현 시점에서 개인별 근로소득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며 "이후에도 해당 자료의 추가 분석을 통해 저소득 가구의 소득 감소 원인을 규명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