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출가 오스터마이어 '리처드 3세'로 2년 만에 온다

독일의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가 '리처드 3세'(1452~1485)를 가지고 2년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난다.

LG아트센터는 셰익스피어가 창조해낸 가장 야심차고 매력적인 악의 화신 '리처드 3세'를 6월 14일부터 17일까지 공연한다.

오스터마이어는 현대 실험 연극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온 독일 샤우뷔네 베를린의 예술감독으로, 지난 20년간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유럽 연극계의 중심에 선 거장이다.

2005년 '인형의 집-노라'(LG아트센터), 2010년 '햄릿'(남산예술센터)에 이어 2016년 '민중의 적'(LG아트센터)을 국내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실험적이고 파격적이지만, 원작이 담고 있는 주제 의식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해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받아왔다.

작품은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실존 인물 리처드 3세를 다룬다. 기형적인 신체로 태어난 리처드가 형제와 조카들을 제거하며 왕좌를 차지했지만, 그에 맞서 일어난 리치먼드 백작 헨리 튜더(훗날 헨리 7세)의 전투에서 패배하고 최후를 맞는다.

주인공 '리처드 3세'는 흉측한 신체적 외형만큼이나 어두운 영혼을 가진 절대악의 화신이자 천재적인 모사꾼으로 그려진다.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들이 가장 탐내는 배역이기도 하다.

지난 2월 10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복귀한 배우 황정민이 '리차드 3세'로 분했으며, 오는 6월에는 명동예술극장에서 프랑스의 장 랑베르-빌드가 연출한 2인극 버전의 '리차드 3세- 충성심의 구속'(가제)가 공연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번역과 각색은 독일 출신의 극작가 마리우스 폰 마이엔부르크가 맡았다. 마이엔부르크는 영어의 운문을 산문적인 독일어 대사로 바꾸면서도 원작 텍스트의 의미와 이야기의 핵심을 유지했고, 오스터마이어는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연출을 시도했다.

'리처드 3세'는 2015년 2월 베를린에서 초연된 후 그해 여름 아비뇽 페스티벌과 2016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공연했다. 오스터마이어는 반원형의 무대를 세우고 이를 꽃가루와 흙먼지가 흩날리는 무채색의 황량함으로 채워 그 위에서 펼쳐지는 핏빛 살육과 검은 모략의 현장을 강렬하게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