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미국과 사전 교감 있었다"… 한미 이견설 부인

"볼튼과 거의 매일 통화"… 이번엔 '서훈~김영철' 핫라인이 역할

임재섭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27 13:02:18
▲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만난 모습.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간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정상회담 과정에서 미국과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직후 미북정상회담이 취소된데 따른 '한미 이견설'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또, 이번 '깜짝 회담'의 성사에는 '서훈~김영철' 라인의 실무협의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에 관한 협의를 하던 중 "김정은 위원장의 구상"이라며 격의없는 소통을 제안했고, 청와대가 전격 수용해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관계를 위한 여러 소통 경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서훈 국정원장과 북한 김영철 간 소통 경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구상이라면서 격의 없는 소통을 제시해왔고, 그제(25일) 밤부터 어제 오전까지 실무적인 준비를 마치고 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 발전과 판문점 선언 이행이 앞으로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믿는다"며 "특히 남북정상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나가고 격의없는 실무적 성격의 회담을 갖자고 합의한 것이 남북관계에 유례 없는 좋은 진전"이라고 평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과 지난 26일 판문점 내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기습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회담을 한 후 한 달만에 이뤄진 회동이다. 지난 16일 남북고위급회담이 무기한 연기된 뒤,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것처럼 보였던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회동이 이뤄져 '깜짝 회동'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한미 관계에서도 소통 논란이 제기됐던 상황이라, 미국과의 사전·사후 교감 여부가 관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 김정은에게 보내는 서한 형식으로 "오는 6월 12일 싱가폴에서 미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발표 사실을 당시 언론과 거의 동시에 조윤제 주미대사를 통해 전달받았다. '코리아 패싱' 논란이 나오는 와중에 서훈-김영철 라인이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청와대는 미국과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언급하면서 한·미 간 이견설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도 긴밀하게 소통이 되고 있다"며 "양국 NSC간에는 맥마스터가 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거의 매일 소통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미북 정상회담 취소 통보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서한의 발표 시점이 미국으로서는 아침 이른 시각이지만 우리로서는 늦은 시각이어서 소통 과정에서 약간의 시차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소통이나 과정, 내용을 소상히 밝힐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내용을 다 아시면 국민들이 그리 놀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에 대해서도 미국과 어느정도 이야기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하게 되면 미국은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대규모로 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몇 번 말했다"며 "또 뒤에도 몇 가지를 들었지만 현 단계에서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 측면에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여러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3자 정상회담을 언제 개최하느냐,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것이 없고 계속 실무 차원의 가능성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적대행위 금지, 상호불가침 약속, 평화협정 전환 등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여러 방안도 북한이 비핵화 추진 방안에 관한 미북 간 합의가 이뤄지고, 합의를 북한이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난 다음에 검토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재인정부는 지난 16일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무기한 연기된 바 있었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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