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까지 가서 기다렸는데… 미영러중 기자는 취재 허용
  • ▲ 풍계리 핵시설 폐쇄 취재단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모습. ⓒ뉴시스 DB
    ▲ 풍계리 핵시설 폐쇄 취재단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모습. ⓒ뉴시스 DB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현장에 우리 언론은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등에 4개국 외신기자단은 원산으로 이동했다. 우리 언론만 초대받지 못하고 문전박대 당한 셈이다.

    지난달 27일 북한 김정은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현장에 한·미 전문가, 언론인을 초청키로 한 약속도 깨졌다. 북한의 고위급 회담 무기한 연기 일방 통보에 이어 또다시 문재인 정부 패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정부는 22일 "북측이 핵실험장 폐쇄 행사에 우리 측 기자단을 초청해놓고도 후속조치가 없어 방북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방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이날 오전 9시 판문점 개시통화를 했고 기자단 명단을 통지하려 했으나 북측이 접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의사를 내비쳤다. 당시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풍계리로 초청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12일에는 외무성 공보를 통해 5개국 취재진에 현지 취재를 허용했다. 전문가를 제외했지만 여기까지는 우리 언론도 초청을 받았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 고위급 회담 무기한 연기를 일방 통보한 지난 16일 이후부터 우리 정부와 노골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8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현장을 취재할 기자단 명단을 담은 통지문을 보냈으나 접수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을 제외한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등 4개국 외신 기자단만 22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통해 원산으로 이동했다. 통신사와 방송사 기자 각각 4명씩으로 구성된 남한 취재진 8명은 전날 베이징에 미리 도착해 판문점 채널을 통한 남북 협의과정을 기다렸지만 현장 취재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