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작품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였기에 앤드류 로이드 웨버 70주년 콘서트는 개인적으로 각별하다."(마이클 리)

    "어렸을 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오리지널 앨범을 쉴 새 없이 듣고 자랐다. 저보다 10살 많은 형이 가져와 매일 틀었었고, 형이 없을 때도 방에 들어가 들을 만큼 정말 좋아했다."(브래드 리틀)

    앤드류 로이드 웨버(70)를 빼고는 뮤지컬의 역사를 논하기 힘들다. 약관의 나이에 세계 4대 뮤지컬 중 2편 '캣츠', '오페라의 유령'을 만들었다. 그는 뮤지컬 작곡가로 영국의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미국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도 헌정된 '살아 있는 뮤지컬의 전설'이다.

    웨버의 탄생 70주년을 축하하는 갈라 콘서트가 5월 2일과 4~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 공연의 일환으로, 45인조 라이브 오케스트라와 함께 두 개의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2일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는 웨버의 14편의 대표 뮤지컬 넘버로 꾸며진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등은 물론 '우먼 인 화이트', '러브 네버 다이즈', '선셋 블러버드' 등의 국내 미공개작 넘버를 만날 수 있다.

    이어 4~6일 모두 4차례 공연되는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는 제목 그대로 오직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넘버로 채워진다. 전곡 갈라 콘서트는 초연 도시인 런던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처음이다. 주인공 팬텀 역과 크리스틴 역에는 라민 카림루와 애나 오번, 라울 역은 마이클 리가 맡는다.
  • 배우가 아닌 협력 연출로 웨버 70주년 콘서트에 참여하는 브래드 리틀(54)은 "20년 동안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할을 해왔는데, 콘서트 버전은 처음이다. 새로운 경험이고, 협력 연출로서 콘서트 과정을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마이클 리(45)는 "리틀과는 반대로 '오페라의 유령'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 이 작품을 보고 뮤지컬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웠는데, 드디어 기회가 생겨서 흥분된다. 세계적인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웨버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서울 강남의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그의 음악을 들으며 영감을 받았고,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입을 모았다. 스타일도, 나이와 경력도 다른 이들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라는 이름을 계기로 공통분모가 생긴 것이다.

    "콘서트는 공연 전체를 보여드리지만 무대나 소품, 의상 없이 표현된다. 강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상상을 하면서 본인이 느낄수 있는 방향으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공연에서 '팬텀' 역을 했던 라민 카림루를 직접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브래드 리틀)

    "콘서트 버전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음악을 100%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의 유령'을 걸작으로 생각하고, 한국 뮤지컬 시장이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렇게 콘서트 버전으로 오리지널을 들을 수 있게 만들어줘서 배우로서 감사하다."(마이클 리)
  • 브래드 리틀은 2005년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0년 대구뮤지컬페스티벌 홍보대사로서 내한했으며, 뮤지컬 '천국의 눈물' 출연으로 '빵 아저씨'라는 애칭도 얻었다. 특히 팬텀 역으로 미국, 아시아 전역에서 2700회 이상 공연하며 '역대 최다 팬텀'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웨버의 작품 속 캐릭터들은 일상적으로 흔하지 않다. 그럼에도 노래를 통해 관객에게 공감과 감동을 준다. '오페라의 유령' 팬텀이나 '에비타'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어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전문가이다. 모든 작품이 다르지만 범우주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을 잘 전달한다."

    1994년 '미스 사이공' 투어에서 투이 역으로 데뷔한 마이클 리는 2006년 '미스 사이공'의 한국 프로덕션에 '크리스' 역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국내에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13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지저스 역을 소화하며 '마저스'(마이클 리+지저스) 열풍을 일으켰다.

    "웨버 덕분에 한국에 계속 머무르며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오페라의 유령'을 봤다. 록부터 팝, 클래식까지 완벽하게 녹아든 작품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웨버는 똑똑한 작곡가이면서 클래식 음악의 천재다. 그의 음악은 클래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록의 불 같은 열정과 반항심이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마이클은 2016년, 2017년 남성 4중창 결성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 JTBC ' 팬텀싱어'에서 프로듀서로 활약했으며, 지난 3월 종영한 tvN 드라마 '화유기'에 출연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정확하지 않은 한국어 발음으로 평단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런 그가 한국어 실력이 부쩍 늘었다.

    "처음에는 한국말이 너무 어려웠다. 지금은 한국어를 배우면서 배우로서 더 성장할 수 있게 됐다. 한국어를 잘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바로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10살, 8살로 일반인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아빠 발음 이렇게 고쳐라'고 알려준다. 제 한국어 선생님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애정 표현을 더 많이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