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남북 정상,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논의 안 해…비핵화 먼저 돼야”
  • ▲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밀담을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뉴데일리 DB
    ▲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도보다리 위에서 밀담을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뉴데일리 DB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 안팎에서는 후속 조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5월부터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회담, 상호 간의 군사적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 위한 남북 군사 회담, 개성에 남북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한 남북고위급회담 등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이에 대북협력을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통일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통일부는 3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납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 같은 논의를 하려면 한반도 비핵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해당 부분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여건이 조성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현재 300여 건 이상인 민간 분야의 대북접촉 신청에 대해서도 남북 간 접촉과 대화 진전 상황, 법적 절차 등을 고려해 승인할 여건이 되면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대신 남북정상회담 직후부터 나왔던 ‘5월은 남북회담의 달’이라는 소문은 사실임을 확인했다.

    백 대변인은 개성에 남북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과 관련한 남북고위급 회담, 8월 15일을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려는데 따른 남북적십자 회담,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 게임을 포함해 남북 공동선수단을 구성하는 남북 체육 회담 등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소수만을 뽑아 정해진 장소에서 만나는 형태를 넘어 화상 상봉소 설치, 고향 방문 등의 추가 사업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백 대변인은 “남북 적십자 회담을 통해 남북 간에 원만히 협의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백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금주 내에 판문점 선언 추진이행 위원회로 새로 개편되면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일정을 조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 대변인은 또한 6.25전쟁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 협정을 한반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자 또는 4자 회담 추진 일정에 대해서는 “남북 정상 사이에 좀 더 빠른 속도로 이 문제를 이행할 수 있게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가급적 빨리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백 대변인의 설명을 토대로 하면, 일단 국내 일각에서 제기하던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광복절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성공단에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비무장 지대(DMZ) 일대에서의 군 전방초소(GP) 철수 및 중화기 철거 등의 조치는 금년 이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장했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美北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민간 대북지원과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도 연내에 가능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