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2015년 5월 25일 석가탄신일,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인턴 A씨를 동행하고 워싱턴DC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날 같은 비행기에는 김 원장과 인턴 비서를 수행하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직원들도 함께 탔다.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였던 김기식 장금융감독원장이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부담으로 지난 2015년 5월 25일부터 6월 3일까지 9박 10일간 인턴 비서 A씨를 동행하고 미국과 유럽에 이른바 '갑질 출장'을 다녀온 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직원출장 보고서 ⓒ뉴데일리 DB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직원출장 보고서 ⓒ뉴데일리 DB

    뉴데일리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직원 출장 보고서와 영수증 내용을 기반으로 그날의 여정을 따라가봤다.

    KIEP 직원들은 이후 작성한 출장 보고서에서 "본 출장은 김기식 의원을 위한 의전 성격" "KEI(한미경제연구소) 및 USKI(한미연구소)의 실무자들에게 다음달 결산 심사를 앞두고 의견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음"이라는 의견을 밝혀두었다.

  • ▲ 워싱턴 DC 유명식당 '우00'과 'CHOP 000'에서 71만2777원 결제 영수증 ⓒ뉴데일리 DB
    ▲ 워싱턴 DC 유명식당 '우00'과 'CHOP 000'에서 71만2777원 결제 영수증 ⓒ뉴데일리 DB

    김기식 원장 일행은 25일(이하 현지 시각)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당일 아무런 일정이 없었음에도 간담회 비용이란 명목으로 워싱턴DC 유명식당 '우○○'과 'CHOP ○○○'에서 71만2,777원이 결제됐다.

    26일 김 원장 일행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를 찾아 간담회를 했다.

    이날 김 원장은 구재회 소장을 만난 자리에서 "연구소가 북핵 문제 연구와 네트워크 활동에 너무 치우친 느낌"이라며 "북핵 문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한미연구소는 산하 기관인 38노스를 통해 북한 핵실험 정황이 담긴 위성자료를 공개해 북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또, 김 원장은 "소장의 임기가 3년이면, 3번 이상 재임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하라"고 요구했다고 KIEP 출장보고서는 기록했다.

    김 원장 일행은 27일 한미경제연구소(KEI)를 방문해 도널드 만줄로 소장을 면담한 뒤, 벨기에 브뤠셀로 향했다.


  •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결제한 콜로세움, 로마시청, 성베드로성당 등의 입장료 영수증 ⓒ뉴데일리 DB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결제한 콜로세움, 로마시청, 성베드로성당 등의 입장료 영수증 ⓒ뉴데일리 DB

    28일 김 원장 일행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동안 EU 집행위원회를 찾아 간담회를 했다. EU 측에서는 금융총국 국장급 3명이 배석했다. 직후 김 원장 일행은 워털루전쟁 기념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6시 40분 KIEP 측은 'ROSE ○○(관광여행사)' 곳에서 간담회 명목으로 24만8,148원을 결제했다.

    이탈리아 로마로 이동한 김기식 원장 일행은 29일 이탈리아 중앙은행을 오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 약 1시간 30분 가량 방문해 관계자들과 면담을 했다. 이날도 간담회비 명목으로 26만4458원의 식비가 오후 2시와 9시 두 번에 걸쳐 나눠서 결제됐다.

    30일은 토요일로 로마 관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콜로세움, 로마시청, 성베드로성당 등의 입장료는 KIEP 측에서 로마활동비(14만8,797원)로 결제했다. 또, 아무런 일정이 없었음에도 KIEP가 간담회비 명목으로 43만7,367원의 식비를 두 번에 걸쳐 결제했고, 아울러 차량 렌트비 80만 원과 가이드 비용 30만 원 등도 KIEP 비용으로 지불됐다.

    31일 김 원장 일행은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하기에 앞서, 로마 센트럴파크 호텔(4성급)에서 14만9,974원 결제를 마쳤다.

  •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결제한 샤모니 알프스 42만7348원 케이블카 영수증 ⓒ뉴데일리 DB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결제한 샤모니 알프스 42만7348원 케이블카 영수증 ⓒ뉴데일리 DB

    31일 영수증에 따르면 김기식 원장 일행은 프랑스 샤모니를 찾았다. 샤모니는 알프스 몽블랑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유명 관광지로 제네바에서 약 80㎞ 정도 떨어져 있다. 여기서도 KIEP는 법인 카드로 42만7,348원을 결제했다.

    6월 1일 김 원장은 세계무역기구(WTO) 본부를 찾아 오전 9시 15분부터 10시 15분까지 1시간 가량 빌리 알파로(Willy Alvaro) 국장을 면담했다. 이후 국제노동기구(ILO) 본부를 찾아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 45분까지 면담을 갖고 일정을 마쳤다.

  • ▲ 2013년 10월 31일 금연 구역인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민주당 김기식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013년 10월 31일 금연 구역인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민주당 김기식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KIEP 출장 보고서에 따르면 김기식 원장은 9박 10일 동안 KEI와 USKI를 제외한 4곳의 기관을 방문했고 5시간 45분 면담을 했으며 다섯 곳의 관광지를 방문했다.

    출장비용 상세명세를 살펴본 결과, 김기식 원장과 비서의 항공료 1476만8,000원, 숙박비 327만442원, 교통비·가이드비·기타 수수료 등 695만2,505원을 비롯해 비자 발급비, 문서 복사비, 통역비, 간담회비, 활동비 등 총 3,077만2840원을 사용했다.

    김기식 원장이 사용한 3077만2840원을 최저임금으로 계산하면 4,000시간을 쉬지 않고 일해야 하고, 하루 8시간 일한다고 가정하면 510일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