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전 회의 출석해 의혹 소명 후 불출마 선언… "저 같은 희생자가 다시 없길"
  • ▲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충남도지사 출마 선언 후 불륜 및 내연녀 특혜 공천 의혹에 휩싸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끝내 불출마 선언을 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직을 내려놓겠다"며 "이제 법의 심판으로 외부적 명예를 찾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변인은 사퇴 결심의 배경에 대해 이미 지난 6일에 마음을 굳혔으나 갑자기 제기된 의혹으로 상황의 변화가 있어 해명할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러운 의혹을 덮어쓴 채로 사퇴하는 것은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므로 싸울 시간이 필요했다"며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저와 관련된 분의 명예도 지켜드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당 최고위원회에 충분히 소명했고 최고위원회는 저의 소명을 모두 수용했다"며 "최고위원회의 수용으로 저의 당내 명예는 지켜졌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죽을만큼 고통스러윘던 개인의 가정사도 정치로 포장해 악용하는 저질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저 같은 희생자가 다시 없기를 바란다. 아무리 오염된 정치판에서도 옥석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끝내 아쉬움을 전했다. 불출마를 밝히면서도 각종 의혹에 대해선 부인하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전 대변인의 후보 거취에 대해 소명을 듣고 자진 사퇴를 권고했으나 최종 결론은 보류했었다.

    박 전 대변인은 당시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불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워딩(할 말)은 딱 하나다"라며 "오늘 최고위원회의에 저는 충분하게 소명했고, 최고위는 저의 소명을 상세하게 잘 들었다. 이상이다"라고 밝힌 뒤 곧바로 대기된 차량을 타고 떠났었다.

    비공개회의에서는 최근 불거진 박 전 대변인의 불륜 의혹과 내연녀 특혜 공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 지도부의 상당수는 자진사퇴할 것을 재차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이 문제에 대해 오후 내내 확실한 입장 표명을 아꼈던 것은, 박 전 대변인이 자진 사퇴할 시간을 준 것이라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박 전 대변인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이날 중으로 거취 문제를 최종 결론 내리게 됐다.

    이 같은 민주당의 상황을 지켜보는 자유한국당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수현 후보 사퇴를 국민배심원단을 통해 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민병두 의원의 사퇴를 막기 위해 '황당 서명부'까지 등장한다고 하니, 쇼를 넘어 '희대의 정치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박 전 대변인을 감싸고 응원하는 지지자들의 세력도 이날 존재감을 보였지만 끝내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민주당 충남도당 여성위원회와 지역여성위원장 20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박 전 대변인을 둘러싼 '내연녀 공천설'은 '어설픈 정치공작'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 이종걸 전 원내대표도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박수현은 진실된 사람"이라며 "당의 그런 방침(후보 사퇴 권고)은 정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6·13 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각종 '미투' 악재 발생으로 곤경에 처하게 됐다. 충남도지사 현직이었던 안희정 지사의 성폭행 혐의로 인한 사퇴와 예비후보였던 박 전 대변인의 불출마 선언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충남도지사 유력 예비후보는 양승조 의원 쪽으로 이목이 쏠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