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설 폭로한 당원에 "만약 내가 도지사 되면…" 사실규명보다 정치공작론에 집중
  •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자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불륜 의혹을 최초 폭로한 같은 당원 오영환 씨를 자신이 회유했다는 보도에 대해 "함정이었다"고 반박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13일 새벽 자신의 SNS를 통해 "오영환 씨로부터 '어떻게 도와주면 되냐'면서 전화가 와서, 우리가 화해했다는 입장을 중앙당 지도부에 전달하면 기뻐하시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오 씨는 자신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입장을 정리해주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함정이었다"고 밝혔다.

    전날 <TV조선>은 박 전 대변인이 오 씨에게 이혼 원인은 불륜이 아니라 생활고라고 하는 내용의 글을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해 회유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변인은 먼저 화해 사실 공개를 요청한 측이 오 씨라는 점을 들어 계획적으로 접근했다고 반박한 것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변인은 오 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당에 비공식으로 제출해줄 입장문 초안을 보내고, 전화로 "만약 내가 (선거에) 이겨 도지사가 되면 나중에 형님이 어떻게 해주셨는지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설득했다. 향후 사태 해결 시 '보상'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오영환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해당 입장문에는 '박수현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많은 오해와 서운함이 해소되었다', '박수현의 불륜이 별거와 이혼의 원인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극심한 생활고가 원인인 것은 맞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전 대변인은 자신이 보낸 문자 메시지에 대해 "오 씨가 말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정리해서 카톡으로 보내면서, 이에 대한 그의 입장을 최종 수정해 주면 그대로 수용해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전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게 끝이었고, 하루 종일 오 씨와는 통화가 안 되었다"며 "그 사이 오 씨는 자신이 저에게 작성해 달라고 요청한 메세지 초안을 들고 TV조선에 찾아가 '박수현이 거짓말을 시켰다'고 했고, 뉴스에 방영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도된 통화 녹음에 대해선 "오 씨와 눈물의 대화를 하며 녹음을 해도 좋다고 했고, 오 씨는 자기를 어떻게 보냐며 녹음할 일이 없다고 했는데, 고스란히 녹음을 하여 TV조선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와 눈물로 함께 했던 시간이 거짓일 수가 있나, (오영환) 형님은 정말 비겁하셨다"며 "형은 저를 죽이려 하지만, 이제 그만 그 미움들 내려놓으시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변인의 이같은 주장은 회유 시도 사실을 부정하기보다는 상대방의 '함정'에 빠졌음을 강조하며 자신을 향한 '정치공작'이 있었음을 문제삼기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도 박 전 대변인은 전처 측의 '내연관계' 폭로 기자회견에 대해 권력형 부정청탁 시도가 있었다고 폭로로 맞대응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 씨와 전 처, 전 처형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하던 2017년 7월 수백억원대의 권력형 부정청탁을 했다"며 이를 거절하자 자신을 낙마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가 '회유설' 보도에 대응해 올린 페이스북 글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해명보다는 지나치게 상대방을 음모론으로 몰아가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1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예비후보에 대해 '불륜설'에 휩싸인 점을 들어 자진사퇴를 권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박 예비후보는 충남도시자 경선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 ▲ 박수현 전 대변인 페이스북 캡쳐.
    ▲ 박수현 전 대변인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