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중매쟁이··· 결국에는 호구? 볼모?

한바탕 ‘사기극’(詐欺劇)의 조연(助演)이 되려는가

이죽 칼럼 | 최종편집 2018.03.13 08:19:06

李 竹 / 時事論評家

“북한은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그들이 그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 양키나라 ‘도’통령이 트윗을 날렸다고. 

“믿는다!”고 했단다. 이쯤 되면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고 쾌재를 부를 만도 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부터 때론 은밀하게 어떤 경우는 드러내놓고, 기획하여 각본을 완성하고, 배역을 정하고, 무대 준비를 하면서, 객석 바람잡이들도 지정했다. 물론 제작·각본·감독·주연은 북녘 ‘으니’가 맡았다. 큰 주제는 역시 적지 않은 이 나라 국민들과 순진한 세계인들이 혹(惑)하는 ‘평화’다. 

남녘 ‘촛불 정부’에게는 ‘조연출’(助演出) 직책과 ‘조연’(助演) 역할이 주어졌다. 자금·소품 조달 및 객석 정리 등 심부름과 허드렛일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울러서 중매쟁이 또는 중재자라 너도 나도 부른다. 

앞으로 한 달여가 지난 4월 말이면, 우선 북녘 주연배우와 중매쟁이가 최종 리허설을 한다. 또 그로부터 한 달 후에는 본 무대가 화려하게 열린다고 한다.   유독 중매쟁이만 정색을 하며 진지한 ‘다큐드라마’라고 강변(强辯)을 하는데 반해, 공동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물론이고 관객 대부분은 쌩쇼 내지는 뻥극으로 여기는 듯하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사기극’(詐欺劇)이라고 차마 못한 채, “낙관(樂觀)은 이르다”는 식으로 우물우물하고 있다. 

북녘 ‘으니’가 양키나라와 국제사회의 ‘최대한 압박’을 견디다 못해 ‘비핵화’(非核化) 대화의 장(場)에 할 수 없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그런 처지 치고는 꽤 당당하다. ‘통 큰’ 사기꾼의 전형(典型)을 본다고나 할까. 

“지금 세계는 조선의 국가 핵 무력 완성이 가져올 국제질서의 대변동 과정을 보고 있다... 분단의 주범인 미국이 일삼아온 북침전쟁 소동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는 평화 담판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 일본 도쿄 거리 저광판에 비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 제재와 압박이 꽤 아프긴 한가 보다. 속내의 일단을 드러내기도 한다. “제재와 봉쇄책동으로 고립 질식시켜 무력하게 만든 다음 쉽사리 타고 앉으려고 하고 있다... 어떤 군사적 힘도, 제재와 봉쇄도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 제재와 압박을 물리기 위한, 시간 벌기를 노린 사기극(詐欺劇)이란 걸 스스로 자백하고 있다면 너무 지나친 해석인가.

허풍이든 진심이든 북녘 나팔수들이 이렇게 짖어대서가 아니더라도, 양키나라 ‘도’통령과 북녘 ‘으니’가 만난다고 해서 문제가 쉽게 해결될까? 아니, 쉽지 않고 ‘매우 어렵게라도’ 북녘의 ‘비핵화’(非核化), 즉 ‘핵 포기’를 이룰 수가 있을까? 

북녘 세습독재정권이 이처럼 쌩쇼·뻥극을 벌이면서 한바탕 ‘초대형’ 사기극(詐欺劇)을 꾸밀 수 있는 배경에는, 미루어 짐작컨대 여러 요소가 있을 것이다. 우선, 핵 실험을 해도, 미사일을 쏴 대도 이 나라에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무관심한 국민들이 한 둘이 아니다. 핵미사일을 우습게 안다. 양키나라로 날아갈 것이라고만 믿기도 한다. 그저 언제든 폐기가 가능하다고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 반면에 아주 기괴하지만, 그러면서도 상당수가 ‘전쟁 공포증’ 또는 ‘평화 강박증’을 갖고 있고, ‘얼치기 평화주의자’들의 선전·선동이 잘 통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북녘과 ‘으니’를 떠받드는 ‘얼간망둥이’들이 남녘에 무수히 많다. 특히, 권력을 가진 자들 중에... 

북녘 세습독재자들의 선의(善意)와 진정성을 믿어온 순진파들도 여럿이다. 양키나라가 북녘과 정상회담에 동의했다고 하자, 벌써 북녘 ‘으니’에게 “배려심·여유, 숙성된 고민, 솔직하고 대담한 스타일” 등등을 갖다 붙인다. 중매쟁이와 한편이라서겠지만, 뻥극 본무대 개막 소식에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 너무 행복하다”는 주체하지 못한 감동의 표현이 언론에 보도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또는 관건적(關鍵的) 요소는 북녘 세습독재자의 손아귀에 핵무기가 쥐어져 있다는 엄혹한 현실이다. 이것이 사기(詐欺)가 됐든 쌩쇼이든 ‘통 큰 게임’을 가능하게 하는, 그리고 상당기간 반복될 수밖에 없는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녘 핵폭탄의 첫 번째 표적(標的)인 관계로 으뜸 ‘당사자’임에도, 그걸 포기하고 북녘 ‘비핵화’(非核化) 거래를 중재하겠다고 나선 중매쟁이는 어떤 경우든 종국적으로 신세가 초라해질 뿐이다. ‘복비’[거간 수수료]를 챙기기는커녕, 비용마저 전부 떠안게 되는 영원한 호구로 전락하기 십상이지 싶다. 굳이 1994년 이른바 ‘제네바 합의’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더군다나, 만약 저들의 대화와 협상에서 ‘전쟁’이란 단어가 오가는 상황이 온다면[분명 올 수도 있다], 북녘 ‘으니’가 양키나라를 대상으로 똥배짱을 부리는데 ‘볼모’가 되지 말란 법도 없지 않겠는가. 

이제 ‘판’은 벌어졌고, 우여곡절이야 있겠지만 리허설에 이어 본 무대가 열릴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나 보다. 어차피 뻥극·쌩쇼가 될 듯하지만... 그나마 ‘복비’는 챙기지 못하더라도 영원한 국제적 호구나 볼모가 되지 않으려면, 리허설과 특히 본 무대에서는 어설픈 중매쟁이니 중재자니 이 이딴 거 걷어치우고, 어떤 쪽이든 주연배우와 찰떡같이 한편이 되어 또 다른 주연 행세를 실질적으로 해야만 할 듯하다. 어정쩡한 ‘타협’이 아닌 ‘비핵화 해결’을 고집·고수하면서... 물론 어떤 쪽인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지금까지 꺼냈던 아래와 같은 유(類)의 여러 말씀들을 되돌아보곤 부끄럽고 창피스러운 회한(悔恨)에 그 무엇보다 앞서 스스로 얼굴이 붉어질지도 모른다. 이 나라와 국민 꼴이 더더욱 비참하고 우스워지는 건 당연하고.  “5월 회동은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 우리 정부는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다뤄나가겠다...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두 분 지도자의 용기와 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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