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홍준표 세력화하나… 깃발든 유기준·나경원

한국당 중진 주도 '보수의 미래 포럼' 창립… 洪 체제 불만 흘러나와
모임 정례화하기로… 비홍 진영 소통 창구 될 가능성도

강유화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08 18:50:46

▲ 8일 유기준·나경원 의원 등 중진 의원의 주도로 '보수의 미래 포럼'이 첫 발을 내딛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8일 유기준·나경원 의원 등 중진 의원의 주도로 '보수의 미래 포럼'이 첫 발을 내딛었다. 포럼은 지난달 홍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독선적이고 비호감이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던 인사들이 구심점이 됐다.

포럼은 보수의 간판이었던 한국당이 탄핵사태 이후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첫 모임부터 홍 대표를 염두에 둔 심상치 않은 발언이 흘러나왔다.



포럼 공동대표인 유기준 의원은 "품위 있는 보수, 건전한 보수로 거듭나는 보수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히 요구되는 게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지 못하고 정당 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의 한국당의 이미지는 낡고 늙고 지루한 정당"이라며 "젊고 새롭고 매력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우리의 미래는 없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대표 보수정당으로서 뚜렷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보수정당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포럼을 결성했다"며 "포럼을 통해서 우리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수렴되고 광범위한 현안에 대해 미래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의원의 발언은 사실상 홍 대표 체제의 아킬레스건을 정 조준한 발언이었다. 홍 대표가 친박(親朴)계를 암덩어리, 바퀴벌레라고 표현하면서 불거진 리더의 품격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격이었다. 

정당 내 민주주의가 실종됐다는 지적은 당 최고위원으로부터 "최고위를 거수기로 이용하지 말라"고 지적받은 홍 대표에게 가하는 뼈아픈 일침이었다. 

포럼 고문인 정우택 전 원내대표도 "보수의 품격적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거론이 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홍 대표를 향한 직간접적인 불만이 터져나왔다. 


▲ 보수의 미래 포럼 공동대표 나경원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공동대표를 맡은 나경원 의원의 경우도 홍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나경원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못하고 있음에도 우리 당으로 신뢰와 지지가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가 잘못됐다' '언론 상황이 나쁘다'라고 한다"며 "물론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렇게만 돌리기에는 우리 스스로의 반성이 먼저"라고 운을 뗐다. 

홍 대표가 언론계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하고 지지율 회복이 더딘 원인을 언론으로 돌리는 데 대한 반박이다. 

나 의원은 "대한민국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유능한 당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금 당이 너무 소수에 의해 운영되는 것을 확장하고 거기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보수의 미래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포럼이 시작부터 홍 대표와 각을 세운 데에는 앞으로 당내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두고만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그동안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전달할 마땅한 창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보수의 미래 포럼'이 비홍 진영의 소통 창구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생각도 하지 않은 분들이 포럼에 찾아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보수의 미래 포럼은 매달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기준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원유철 의원과 정우택 의원은 포럼의 고문으로 활동한다. 

이날 포럼은 원유철·정우택·유기준·나경원·김진태·조훈현·정종섭·김성원·윤상직 의원을 비롯해 각 원외당협위원장 2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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