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평양 소식통 “평양서 中위안화 사용 줄고 美달러, 日엔 사용 증가”
  • ▲ 북한의 백화점 '창광상점'을 찾은 김정은. 북한에서는 북한 돈보다 외화, 특히 달러가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의 백화점 '창광상점'을 찾은 김정은. 북한에서는 북한 돈보다 외화, 특히 달러가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한반도에서는 극히 일부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쟁 위기가 닥칠까 긴장하고 있다. 북한 평양에 거주하는 노동당 간부들도 이런 불안감을 느낀 걸까.

    최근 평양에서는 북한 돈처럼 쓰이던 중국 위안화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美달러와 日엔, EU의 유로화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美달러의 인기는 갈수록 치솟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0일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에서 잘 나가는 부자나 고위 간부들은 대부분 달러나 유로, 엔화를 사용한다”면서 중국 위안화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2017년 말부터 평양에서 中위안화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의 대북제재가 강화돼 그런지 모르겠지만 평양을 중심으로 각종 거래에서 中위안화 사용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요즘 평양의 노동당 간부들과 돈주(신흥부자)들은 보유하고 있던 中위안화를 거의 달러나 유로로 바꿔 놓은 상태로, 간혹 中위안화를 내놓는 사람이 있으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제 평양에서는 美달러화가 마치 북한 돈처럼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다”면서 “특히 고위층일수록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가족과 친지들에게 달러를 선물로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도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김정일 생일과 설을 기점으로 북한 내 외화 사용에 상당한 변화가 보이고 있다”면서 “평양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국경도시 장사꾼들도 中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외환 암거래 시장에서 달러나 유로, 엔이 中위안화보다 인기가 높은 이유는 화폐 가치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라며 “현재 1달러가 북한 돈 8,000~9,000원인데 1위안은 1,200원으로 돈 가치가 크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 평양 시민들 사이의 빈부 차이는 달러 보유액으로 갈린다”며 “北선전매체들은 미국을 전쟁의 상대로 규정하고 계급투쟁 선전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런 선전선동과 달리 미국 달러화는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폐가 되고 있다”고 북한 당국을 비판했다고 한다.

    북한 노동당 고위 간부들이 美달러화를 사재기하는 이유가 한반도 유사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무역제재로 인해 중국 경제가 추락할 것을 우려한 것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북한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평양 권력층이 中위안화를 버리고 美달러화를 사재기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한국 권력자들이나 일부 정치인들과는 달리 중국 경제의 공고함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