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김승우, TV·영화 속 별들 왜 무대로 갔나…연극 '미저리'

신성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2.14 07:41:26


"2000년 연강홀에서 연극을 마지막으로 했다. 18년 후 다시 이 자리에서 연극을 하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 번역한 대본을 읽어보니 영화와 다른 묘한 재미가 있더라. 또 황인뢰 연출은 누구보다 영상의 서정미를 잘 살리는 감독인데, 섬세하고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았다."(배우 김상중)

"선택이 쉽지 않았다. 연극은 배우예술인데 20여 년 동안 연기하면서 크게 들통나지 않았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면 제 한계가 드러날 것 같아 두려웠다. 황 감독과 TV 드라마 데뷔작을 같이 했다. 희곡도 마음에 들고 브로드웨이에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라 출연을 결정했다."(배우 김승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점유해 온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선 이유를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진행된 연극 '미저리(Misery)' 프레스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으로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상중은 1990년 연극 '아리 러브 빵'으로 데뷔했다. 김승우는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입문한 이후 연기생활 28년 만에 처음 연극에 도전한다.

연극은 연기를 시작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NG(엔지)' 없이 무대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와 '컷' 소리에 익숙한 배우들에게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김승우는 "연습 과정이 힘들었다. 아내 김남주를 비롯해 주변에서 혹시 제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걱정했는데 힘듦을 재미가 이겨버렸다. 이래서 연극을 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하루 즐겁고 신나게 연습했다. 목표는 동아연극상 신인상이다. '김승우가 왜 무대에 왔을까' 이런 시선을 잘 알고 있다. 공연이 끝날 즈음에는 '무대와도 꽤 어울리는배우'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연극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연극 '미저리'는 스티븐 킹의 소설이 원작으로 로브 라이너 감독의 동명 영화로 널리 알려졌다.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당시 액션 배우의 이미지가 강한 브루스 윌리스의 연극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인기소설 '미저리'의 작가 폴의 '넘버원 팬' 애니가 눈보라 속에 추락 교통사고를 겪은 폴을 구해내고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면서 섬뜩한 스토커 행각을 펼치는 이야기를 다룬다. 1990년 개봉한 영화 '미저리'에서 애니 역을 열연했던 캐시 베이츠는 이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번 국내 초연에서는 김상중·김승우·이건명이 '폴'을 연기하며, 폴의 열렬한 광팬 '애니' 역은 길해연·이지하·고수희가 맡는다. 실종된 '폴'의 행적을 수사하는 마을 보안관 '버스터' 역에는 고인배가 소화한다.

길해연은 "영화가 워낙 유명해 출연 제안을 받고 모든 배우가 같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황인뢰 감독이 애니는 외로움의 끝에 선 여인이라고 하더라. 영화가 스릴러에 집중돼 있다면 연극은 너무 외롭기 때문에 파생되는 집착과 사랑 등을 담아냈다"며 영화와 연극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고수희는 "비주얼상 영화 속 여주인공 케시 베이츠와 싱크로율이 30000%다. 제 공연을 보러 올 때는 영화를 떠올릴 같아서 더 부담이 됐다. 그래서 한국의 고시 베이츠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다시 보며 그녀가 가진 장점을 가져오고, 소설책도 읽으면서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영화와는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원작자 스티븐 킹은 '쇼생크 탈출', '미저리', '돌로레스 클레이본' 등을 써낸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 소설가이다. 미국에서는 "스티븐 킹이 전화번호부를 써도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농담도 있다. 소설 '미저리'의 주인공 폴 셸던은 한때 싸구려 호러소설 작가로 취급당한 스티븐 킹의 모습을 투영한다.

김상중은 "폴은 스티븐킹의 자화상이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의 삶을 생각했다. 그는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지만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많이 당했다"라며 "같은 인물을 3명의 배우가 연기한다. 김승우는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준비했고, 이건명은 뮤지컬에서 보여준 성량의 힘이 있다. 배우마다 색깔이 다른 '미저리'를 최소 2번은 봐야 한다"고 전했다.

연극 '미저리'는 4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관람료 5만5000~7만7000원. 문의 1544-1555.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청소년에 유해한 댓글 과 광고/반복게재 된 댓글은 작성을 금지합니다. 위반된 게시물은 통보없이 삭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