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당원들, 이양수·정창수·홍윤식·최동용·이광준 거론… "구도 확정된 것 아니다"
  • ▲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강원 춘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인사 발언을 하고 있다. ⓒ춘천(강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강원 춘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인사 발언을 하고 있다. ⓒ춘천(강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3선 도전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상대로, 자유한국당은 '안보의 등뼈' 강원도를 탈환해낼 수 있을까.

    본지 취재진이 16일 오후 한국당 강원도당 신년인사회가 열린 춘천 스카이컨벤션에서 당원들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한국당 강원권역 당원들은 강원도지사 선거에 대해 엇갈리는 승패 전망을 내놓으며 '좋은 후보'를 공천하는 게 승리의 관건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동해에서 온 최모 씨(51)는 이날 본지 취재진의 질문에 "(강원도를) 못 빼앗을 것"이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춘천에서 온 60대 여성 염모 씨도 "지방선거는 그게 좀 이제 어려운 과제"라며 "두 번씩이나 최문순이가 자리를 지켜와서 이번에 한국당이 과연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웃했다.

    승세를 점친 당원들도 장담은 하지 못했다. 화천에서 온 50대 여성 김모 씨는 "글쎄, 승산이 한 55% 정도?"라며 "최문순 지사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불안하고 결국 강원도는 안보(安保)기 때문에 (승산이) 55%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당원들은 강원도 탈환을 위해서는 좋은 인물을 공천하는 게 핵심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영서·영동 등 강원도 특유의 지역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최문순 지사에 대항할만한 후보로 △이양수 의원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장관 △최동용 춘천시장 △이광준 전 춘천시장 등을 거명했다.

    속초에서 온 문모 씨(71)는 "(강원도지사) 공천이야 지도부에서 하는 거지만, 지난 지방선거는 (공천이) 아쉬운 감이 많다"며 "이름이 있는 좋은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 영동권에서 입지가 좋은 사람이 나오는 게 좋다고 본다"고 주문했다.

    염 씨는 "강원도는 지역이 넓어서 옛날부터 영서·영동으로 갈려져 있고, 최문순 지사가 두 번이나 할 수 있었던 것에는 그런 배경이 있다"며 "먼저번 김진선 지사가 3선을 할 때, 영동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작용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후보군으로 들어가서는, 이날 신년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정창수 사장의 이름이 많이 나왔다. 동해에서 온 조모 씨(64)는 "강원도지사는 정창수 후보가 괜찮다"며 "스펙을 보니까 그 정도면 강원도를 이끌어갈 인물"이라고 말했다. 같은 동해에서 온 김모 씨(여·40)도 "정창수 사장은 지난 번에 예비후보로 나온 적이 있어서 인지도가 높다"며 "강릉에는 홍윤식 장관도 있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인 이양수 의원의 '차출'을 원하는 당원도 있었다. 삼척에서 온 김모 씨(57)는 "이철규 도당위원장이 알아서 잘할 것"이라면서도 "이양수 국회의원이 (도지사후보로) 괜찮다"고 말했다.

    기초단체장 출신이 도지사에 도전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강릉에서 온 70대 하모 씨는 "새 인물이야 찾으면 있긴 있겠지만, 보석을 어디 그리 쉽게 찾을 수 있겠느냐"며 "정치인 중에서 참신한 인물을 내서 승리해야 하는데, 춘천시장을 했던 이광준 씨가 능력있고 춘천을 많이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 ▲ 자유한국당 강원 권역 의원들이 16일 오후 강원 춘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양수 의원(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도 이날 일부 당원들에 의해 강원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춘천(강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강원 권역 의원들이 16일 오후 강원 춘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양수 의원(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도 이날 일부 당원들에 의해 강원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춘천(강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 씨(여·50대·화천)는 "후보는 지금 춘천시장인 최동용 시장이 좋다고 본다"며 "그분이 도지사에 도전하실 생각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분이 하시면 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당원들의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탈환을 자신했다. 다만 6·13 지방선거에 내놓을 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신년인사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3선 저지가 문제가 아니라 최문순이는 무조건 안 된다"고 장담했다. 그 근거로 "평창올림픽도 우리(한국당)가 했고, 모든 SOC 시설을 내가 (지난 2011년) 당대표로 있을 때 다했다"며 "숟가락만 놓은 사람들이 올림픽을 정치쇼에 이용해서 이상하게 만들고 있지 않느냐. 심판당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공식적으로 후보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당원들의 강원도지사 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린 정창수 사장은 이날 신년인사회 내빈소개 과정에서 "귀한 손님"으로 소개받은데 이어, 행사 막판 따로 발언 기회까지 할애받아 눈길을 끌었다.

    정창수 사장은 이 자리에서 "강원도 155만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강원도가 앓고 있는 초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경제와 방문자경제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년 한 해 열린 마음으로 강원도의 방문자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 말씀드린 모든 이야기의 결실을 가까운 장래에 맺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모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원 권역의 한 의원은 이날 신년인사회 직후 본지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유리했을 때에도 두 번 이기지 못했는데, 기본적으로 이번 강원도지사 싸움은 불리한 싸움이라고 봐야 한다"며 "지금 언급되는 인물들이 정말 경쟁력 있는 인물인지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러 후보군 중 특정 인사에게) 따로 발언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봤지만, 어쨌든 우리 당에 애정을 가지고 와주지 않았느냐"며 "(별도 발언에도 불구하고) 구도가 어떻게 확정됐다고 아직 말할 수는 없다"고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