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부정부패사범이 출소하면서 반성은 커녕… 후안무치"
  • ▲ 대법관 전원의 일치된 판결로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아 의정부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만기출소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대법관 전원의 일치된 판결로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아 의정부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만기출소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만기출소한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는 등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친노·친문(친문재인) 원로로서 앞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중이 실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관 전원의 일치된 판결로 정치자금법 위반의 유죄 선고를 받아 부정부패사범으로 비판받고 있는 처지에 이러한 행보를 놓고서는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전 총리는 26일 오후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건강하게 사람 사는 세상과 다시 만나 행복하다"며 "걱정 놓고 편안히 쉬라"고 적었다. 건강하게 출소해 이제 고인의 정치적 유지(遺志)는 자신이 받들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후 이날 저녁에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탄신' 71주년 기념음악회에 참석한 한명숙 전 총리는 행사장으로 들어서면서 환하게 웃으며 청중을 향해 손을 크게 흔들어 인사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는 정치적 발언도 잇따랐다.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권양숙 여사를 좌우에서 옹위하며 등장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때 전국을 모두 다 이길 준비를 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서울에 노무현 기념센터를 착공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23일 새벽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출소할 때부터 노란 풍선을 늘어놓고,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지지자들이 도열한 가운데 '출소 행사'를 가진 데 이어, 사흘 만에 수천 명의 열성 친노·친문 세력들이 운집한 공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행보를 빨리 가져가고 있다.

    이를 놓고 친노·친문 원로로서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 몫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친문 원로로 분류되는 민주당 문희상 의원도 지난 23일 한명숙 전 총리가 출소할 때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명숙 전 총리는 역사 속에서 비겁하지 않고 용감했다"며 "앞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할) 그런 일이 생기면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어 반드시 그 몫을 다할 것"이라고 이같은 예측에 힘을 실었다.

    범죄자에게 형(刑)을 집행하는 이유는 교화하고 갱생시키기 위함인데, 비록 한명숙 전 총리가 만기출소를 했다지만 이렇듯 전혀 반성하거나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형 집행이 사실상 안 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정부패사범"으로 지목돼 맹렬한 비판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개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 현 정권에 부메랑처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부정부패사범이 형을 치르고 출소를 하면서 '반성·자성·사죄'라는 단어를 쓰기는 커녕 '당당·국민·사랑' 운운하는 후안무치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며 "적폐 중의 적폐인 최고위층 권력형 부정부패사범이 이 시대의 양심수인양 영웅으로 미화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도 "한명숙 전 총리는 대법관 전원이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일치 판결을 해 양심수가 아니라 부패사범으로 (교도소에) 들어간 것"이라며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